[엑스포츠뉴스=인천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이번에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나?'
'허심((許心)'을 잡지 못해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 실패했던 수비수 황재원의 절치부심이 이번엔 예상치 못한 부상에 막힐 위기에 놓였다.
황재원은 7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쏘나타 K-리그 2010' 16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지만 후반 8분,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인천 유병수의 쇄도를 몸으로 막는 과정에서 넘어진 황재원은 그대로 마르시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서 나왔고 남은 시간 자신의 발목을 쳐다보기만 했다.
지난달 29일, 공식 입단식을 통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황재원은 광주 상무와 이적 첫 경기에서 헤딩골을 넣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황재원이 재도약을 꿈꾸는 수원에 안성맞춤 자원으로 자리매김하자 곧바로 황재원에게 기분좋은 낭보가 날아 들었다.
지난 5일, 조광래 신임 대표팀 감독은 오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했고 황재원은 조광래호 1기에 발탁되며 기나긴 국가대표 악몽과 작별을 고하는 듯 했다. 그도 그럴것이 조광래 감독은 명단 발표 자리에서 "새롭게 선보일 플랫 3에서 핵심은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과 황재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기에 황재원의 안 좋은 국가대표 기억은 말끔히 사라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선수기간 내내 괴롭힌 '국가대표 악령'은 황재원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황재원의 국가대표 악령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 포항의 K-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황재원은 공로를 인정받으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인해 제대로 경기를 치르지도 못한채 태극마크를 반납해야만 했다.
이후 한동안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던 황재원은 2009년 3월, 무려 13개월 만에 국가대표로 다시 뽑혔지만,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했고 북한과 경기에선 복통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가슴에 태극마크만 달면 리그서 보여주는 완벽한 모습을 잃어버린 황재원은 월드컵 직전 예비 엔트리 30인에 들며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씻을 수 없는 실수를 범하며 낙마하고 말았다.
따라서 월드컵 진출 코 앞에서 떨어졌던 황재원에겐 이번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은 감회가 남달랐고 잘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황재원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또 한 번 낙마 위기에 직면했다.
인천과 경기 후 수원 윤성효 감독은 황재원 부상에 대해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며 "내일 되봐야 정확히 부상 정도를 알 수 있다"고 말해 황재원 부상과 관련해 언급을 최대한 자제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기회를 놓치며 영영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을 것으로 보였던 황재원. 하지만, K-리그에서 절치부심과 조광래 감독의 마음을 잡아 국가대표로 재도약을 노렸던 황재원에 닥친 부상 시련이 국가대표 악령으로 또 이어질지 주목해보자.
[사진 = 부상 후 벤치에 있는 황재원 (C) 엑스포츠뉴스 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