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이야기를 전하러 나선 전도연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퍼져 있었다.
작품 속 강렬한 이미지로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돼있지만 현실 속 전도연은 밝은 에너지를 가득 품고 있었고, 또 그 모습을 작품을 통해서도 더욱 넓게 알리고 싶은 마음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1990년 데뷔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전도연에게도, 좀 더 밝은 분위기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 속의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저 원래 유쾌한 사람이거든요.(웃음) 그런데 작품적으로 저를 많이 가둬놓았던 것 같아요. 라미란 씨가 나오는 영화를 잘 보고 있는데, 코미디 연기를 잘 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도 잘 할 수 있다' 생각도 해요.(웃음) 그런 장르가 안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 장르 시나리오 자체가 사실 많지 않아요.
또 저 스스로도, 장르에 있어서 제가 동의할 수 있는 이야기여야 납득이 되거든요. 무조건 코미디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라는 장르의 작품이 제게 매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작품을 만나기 사실 쉽지는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진짜 어려워요. 누군가를 웃길 수 있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잖아요.(웃음)"
자신의 연기를 믿고 지켜봐주는 대중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전도연은 지난 해 특별출연했던 영화 '백두산'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제가 연기를 잘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래서 더 (영화 속 제 모습을) 못 보겠더라고요"라고 웃었다.
"그 때 북한 사투리를 연기해야 했는데, 이병헌 씨와 북한말로 같이 연기하면서도 '우리가 연기하고 있는 것 맞아?' 하면서 민망해했었어요. 제가 진짜 잘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이죠. 그렇게 '백두산'이 개봉하고 극장에 가서 봤는데, 진짜 놀란 것이 제가 봐도 제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럽더라고요.(웃음)
그 때 들었던 솔직한 생각이 '아, 내가 무언가를 더하지 않으려고 해도 괜찮구나' 싶다는 것이었어요. 연기를 막 한다는 뜼이 아니라, 너무 큰 부담을 갖고 연기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대중이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것을 호의적으로 받아준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이죠."
여전히 장르의 다양성에 갈증을 품고 있다는 전도연은 "전체적으로, 장르의 다양성이 많이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신인 감독님들과의 작업도 환영하는 부분이거든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김용훈 감독님도 신인 감독님이시잖아요. 우리나라에 이창동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처럼 훌륭한 감독님들이 많죠.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의 준비가 돼 있고요. 하지만 신인 감독님들은 처음부터 그러기 사실 어렵잖아요.
전도연이라는 배우가 무언가를 해줘야 그 얘기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하기 쉽고요. 감독님들이 전하고 싶은 얘기와 제 생각이 맞다면, 그런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내가 전도연이기 때문에' 같은 사명감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그런 생각은 꾸준히 해왔고, 그런 것들이 또 제게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인간의 욕망에 대해 얘기했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다시 언급한 전도연은 "실제 전도연의 욕망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일'이라고 답하고 싶어요"라며 웃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에 이어 송강호·이병헌과 함께 하는 영화 '비상선언'을 차기작으로 선택하고 활동을 이어간다.
"닥치는 대로 일하고 싶어요.(웃음) 일로 올해의 한 획을 채우고 싶다는 것이 제 욕망이죠. 저는 '백두산'이 개봉했을 때 눈 깜박하면 하루에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드는 것을 보고 진짜 깜짝 놀랐었어요. 사실 그런 영화를 처음 찍어보기도 했었는데…(웃음) 지금까지의 제 작품들도, 물론 눈만 깜박하면 100만 관객을 더하는 작품들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었다는 자부심이 있거든요.
'비상선언'도 곧 촬영을 시작하는데,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기대가 컸던 작품이거든요. 저도 천만 영화 찍어야죠.(웃음) 너무 야심차다고요? 저 자신이 진짜 야심차요.(웃음) 될 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해보고 싶고, 제 스스로가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동의가 됐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 지 기대가 크고, 재밌을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죠.(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