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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 싫어하는 샘 멘데스"…'1917' 알고보면 더 재밌는 트리비아

기사입력 2020.02.12 15:50 / 기사수정 2020.02.12 15:58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그린 영화 '1917'(감독 샘 멘데스)이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영화의 뒷이야기를 담은 트리비아를 전격 공개했다.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 스크린에서 탄생하다

'1917'의 ‘두 병사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달려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는 샘 멘데스 감독이 할아버지인 알프레드 H. 멘데스의 경험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알프레드 H. 멘데스는 19살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고 메신저로 선발되어 서부전선으로 가게 되었다. 그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무인지대나 양쪽 모두의 공격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지나며 목숨을 걸어야 했고 그 용맹함으로 훈장을 수여받았다. 샘 멘데스 감독은 “'1917'은 실화는 아니지만, 몇몇 장면들은 할아버지 자신과 함께 싸운 병사들의 이야기에서부터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완벽을 위한 5개월간의 리허설

주연 배우 조지 맥케이와 딘-찰스 채프먼은 약 5개월 동안 연기 파트에 대한 강도 높은 리허설과 기진맥진할 정도의 군사 훈련을 받으며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 병사로 변신했다. 가장 기초가 되는 경례하는 방법과 무기를 다루는 법, 나침반 다루는 법 등을 배웠고, 전장을 달려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개인 체력 강화 훈련을 받았다. 실제 전투신에 참여한 수많은 배우들 또한 실제 그 시절 병사들처럼 전문적인 군사 훈련을 받았고, 촬영지에 신병 훈련소를 설치하여 참호에서 생활하는 법을 몸소 체험하기도 했다.

#’원 컨티뉴어스 숏’의 가장 큰 적은 날씨

1917은 혁신적인 ‘원 컨티뉴어스 숏’(one continuous shot) 기법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전체를 하나의 숏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4개월의 촬영 리허설 기간을 가지며 촬영을 준비했는데, 영화 배경상 주로 야외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빛과 날씨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조명을 고정적으로 설치할 수 없었고 이야기 순서대로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면 간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늘 구름이 뒤덮인 하늘 아래에서 찍어야 했다. 날씨가 화창해 촬영을 못하는 날엔 리허설을 했고, 완벽한 순간이 오면 단 5분 만에 촬영을 끝내야 했다. 이 때문에 샘 멘데스 감독은 “영화 촬영은 신에게 달려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본 적 없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

‘원 컨티뉴어스 숏’을 영화 전체에 적용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장면의 길이와 세트장의 길이가 일치해야 했고 배우들의 동작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핵심이었던 참호전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제작진은 약 1.6km의 참호를 파기도 했다. 또한, 제작진과 배우들은 임시로 제작된 실내 세트장에서 모든 발걸음을 표시하면서 리허설을 진행했고, 모든 신의 배치와 움직임을 계획했다. 이러한 준비단계를 끝낸 후 본 촬영이 진행되었을 때는 대부분 오차 없이 작업이 이루어졌다.

#120분 같은 숏의 비밀, 가장 긴 컷은 8분 30초

‘원 컨티뉴어스 숏’을 위해서는 모든 장면을 매우 정확하게 촬영해 편집점이 보이지 않게 해야 했다. 영화의 장면은 연속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 개의 ‘보이지 않는 편집’이 있었다. 편집 감독인 리 스미스는 장면 사이의 연결되는 순간을 정확히 파악했다. 캐릭터들을 한 컷에서 다음 컷으로 원활하게 이동시키기 위해 그들이 문턱이나 커튼을 통과할 때, 벙커에 들어갈 때, 혹은 몸의 윤곽 그리고 소품 등이 클로즈업되는 순간을 찾아 섬세하게 연결하는 등 매우 복잡한 작업을 통해 ‘원 컨티뉴어스 숏’을 완성했다. 샘 멘데스에 따르면 끊기지 않는 가장 짧은 숏은 38초였고, 가장 긴 연속 숏은 8분 30초였다고 한다.

'1917'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스마일이엔티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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