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3 10:18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조광래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자마자 고민에 빠졌다. 내달 11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에서의 해외파 소집 여부 때문이다.
조광래 감독은 22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나이지리아전에 대한 질문에 "(해외파 소집 여부는) 축구협회와 상의해야 할 문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선수들이 힘들어하겠지만, 팬들을 위해 함께 즐길 수 있는 A매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나이지리아전 해외파 소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나이지리아전은 FIFA가 인정한 공식 A매치이기 때문에 구단에 협조공문을 요청하면 소집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특히 나이지리아전이 월드컵의 성공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열리는 경기이니만큼, 월드컵 본선 당시 대표팀의 주축을 이뤘던 해외파 선수들의 참가여부는 경기의 의의나 흥행 모든 면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조광래 감독으로서도 국가대표팀 감독 데뷔 무대에서 최상의 전력을 갖춰 승리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특히 나이지리아가 존 오비 미켈(첼시)를 비롯한 해외파 주축 선수들을 대거 소집, 남아공월드컵의 '복수'를 선언한 상태여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월드컵을 치르고, 휴식기를 거쳐 짧은 소속팀 훈련만을 소화해 낸 해외파 선수들이 다음 시즌 준비에 전념하도록 이번 평가전에서 소집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조광래 감독은 데뷔전을 앞두고 벌써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난해 8월 12일에 열렸던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박지성을 소집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당시 허정무 전 감독은 "박지성의 일정이 상당히 빡빡하다.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는 상황이고 맨유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라며 배려했기 때문.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지성(맨유)과 이청용(볼턴)은 월드컵이 끝난 뒤 구단 측에서 휴가를 받아 줄곧 국내에서 휴식을 취했고 이달 말 팀 훈련에 복귀해 훈련기간이 짧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평가전 나흘 뒤인 8월 15일에 개막하는 것도 부담이다.
차두리와 기성용(이상 셀틱)도 주전경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고, 박주영(AS모나코)도 8월 7일 리그가 개막해 14일에도 경기가 있다. 이정수는 카타르 리그 알 사드로 이적한지 얼마되지 않아 팀 적응이 필요한 상태다. 해외파의 경우 무엇보다도 10시간이 넘는 이동시간 탓에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따라서 조광래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에서 밝힌 대로 우선 나이지리아전이 FIFA 공인 A매치데이에 열리는 경기여서 소집 자체는 문제가 없으며, 월드컵 이후 국내팬들이 해외파 선수들을 공식 경기에서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자리인 점, 대표팀 감독 데뷔전으로서 승리를 거두고 싶은 점 등을 고려해 선수 본인과 소속 구단의 이의가 없다면 최대한 많은 해외파 선수를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라도 난색을 표할 경우 조광래 감독이 탁월한 유망주 발굴 능력을 발휘해 국내 선수 중 새로운 얼굴을 뽑아 시험해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 협회와 논의해 해외파 선수들을 배려하고자 소집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
해외파 선수를 소집하려면 경기 2주 전에 소집 공문을 보내줘야 하기 때문에 축구협회는 늦어도 26일까지 소집공문을 발송해야 한다.
조광래 감독이 대표팀 데뷔전이 될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 조광래 감독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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