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20 08:28 / 기사수정 2010.07.20 08:28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이성열(26,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가 주춤하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이성열은 올 시즌 입단 7년만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LG 시절 잠재력을 폭발하지 못한 그는 08시즌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두산의 두터운 야수진의 경쟁을 뚫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야구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
두산 김경문 감독은 그의 부진을 항상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중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그에게 포수 훈련을 지시했다. 당시 그를 올 시즌 백업 포수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였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지난 시즌 이성열은 전업 외야수로 한 시즌을 소화했으나 3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4푼6리 2홈런 5타점에 그쳤다. 김 감독은 그가 팀내 쟁쟁한 외야수들 사이를 뚫고 경쟁을 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꼈다고 판단해 올 시즌 포수로 포지션을 바꾸도록 했다.
원래 포지션인 포수로 돌아가서 부담 없이 훈련을 소화하면 자연스럽게 타격 능력도 살아나리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 시즌 포수 훈련을 하면서 포지션 경쟁에 대한 부담감을 어느 정도 떨쳐버렸고,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이 원하는 그의 ‘거포 본능’이 두산 이적 3년 만에 실현되고 있다.
팀 내 홈런 3위 타점 2위, 그러나…
그는 올 시즌 타율 2할6푼9리 14홈런 58타점을 올리고 있다. 홈런은 김동주(17개), 김현수(15개)에 이어 최준석과 함께 팀 내 3위를 달릴 정도로 거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타점도 김현수(59개)에 이어 팀 내 2위다. 지난 시즌 주전 우익수였던 임재철을 밀어내고 3번 타순이나 6번 타순에서 주전 우익수로 꾸준하게 출장하고 있다.
그러나 7월 들어 방망이가 약간 주춤하고 있다. 4월부터 6월까지 2할8푼8리-2할7푼8리-2할7푼4리를 기록했으나 7월 들어 2할3푼1리에 그치고 있다. 홈런도 없고 타점도 5개뿐이다. 지난주에는 4경기에서 1할8푼2리의 극심한 타격 슬럼프 조짐을 보였다.
물론 김 감독이 그가 타율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껏 장타본능을 과시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최근 타율이 떨어져도 별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타율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예전의 좋았던 폼을 잃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성열은 타격할 때 테이크백 이후 급하게 몸이 앞으로 넘어오면서 타격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던 약점을 고쳤다. 테이크백의 크기를 줄여 타이밍을 맞추는 데 주력했던 것이다. 워낙 힘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배트 중심에 잘 맞으면 장타력은 문제없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는 6월까지 굉장히 잘 통했다. 변화구 공략에 대한 약점도 상당 부분 사라졌다. 그러나 7월 들어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나면서 다시 타격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최근에는 경기 후반 임재철에게 자리를 내주고 교체가 되는 경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문책성 교체가 아닌 수비보강과 함께 그에 대한 배려의 차원으로 보는 것이 옳다. 그는 올 시즌 풀타임 주전으로 뛰는 것이 사실상 처음이다. 당연히 체력관리가 쉽지 않고 상대의 분석에 따른 대응 전략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주전 경험이 적은 야수들이 누구나 겪게 되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이다.
최근 타격이 부진하지만, 현재 그는 꾸준히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김 감독이 올 시즌 그가 팀 내에서 실적을 쌓은 공로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성열이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넘기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꾸준하게 주전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편이지만, 아니다 싶을 때는 가차없이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화끈한 공격 야구의 마침표는 이성열의 행보와 관련이 깊다. 과연 이성열이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면서 입단 7시즌 만에 힘들게 차지한 주전 자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이성열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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