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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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KTF '모비스, 거기 서'

기사입력 2007.01.18 13:43 / 기사수정 2007.01.18 13:43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한판이었다.

1,2위의 자존심을 걸고 17일 울산 동천 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4라운드 경기에서 부산 KTF는 1쿼터 초반부터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울산 모비스를 압도하며 90-66으로 압승했다.

모비스가 90점대 실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26일 SK전 이후 처음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어느 팀이 승리하더라도 70점대 내외에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 경기는 KTF의 파상공세를 모비스가 전혀 막아내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경기가 됐다.

3점슛 5개로 기선을 제압하며 1쿼터를 29-14로 크게 앞선 채 마친 KTF는 2쿼터에도 모비스를 몰아붙여 점수차를 더 벌렸다. KTF는 전반을 48-29로 마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인했다.

이날 체육관을 찾은 4천여명의 모비스 팬들은 큰 점수차로 뒤지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던 사흘 전(14일) 오리온스전을 떠올리며 응원전을 이어갔지만 3쿼터 10분은 모비스에게 더욱 괴로운 시간이 되고 말았다.

KTF는 3쿼터 시작 직후 내리 13점을 쓸어 담으며 61-29로 크게 달아나 모비스 팬들의 작은 소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고, 3쿼터 종료 즈음에는 77-38까지 리드하며 선두팀 모비스에게 큰 망신을 선사했다.

모비스는 KTF의 수비가 다소 느슨해진 4쿼터 중반 20여점차까지 쫓아갔지만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수였다.

추일승 감독 "신기성의 플레이가 인상적"

뜻밖의 완패를 당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너무 완벽하게 져서 할 말이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 감독은 "시소게임에서 아쉽게 패하는 것보다 오늘(17일)처럼 완패를 당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생각할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라리 낫다"면서 "윌리엄스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경기를 한 것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KTF 추일승 감독은 "운이 많이 따라준 경기"라면서 "신기성의 적극적인 공격이 팀 전체를 살린 것 같다"고 칭찬했다. 손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강행하고 있는 송영진에 대해서도 "리바운드와 수비 등에서 제 몫을 잘 해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모비스에 대해서는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지만 다양한 전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력면에서 우리(KTF)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한 뒤 "그래도 선수 개개인의 능력은 우리가 좀 낫다"고 덧붙였다.

덩크슛 세레모니 테크니컬 파울 선언 아쉬움으로 남아

1쿼터 막판 애런 맥기는 골밑에서 긴 어시스트 패스를 받아 시원한 노마크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맥기에게는 칭찬과 환호가 아닌 테크니컬 파울이 돌아왔다.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림을 잡고 흔들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농구 규칙에 비춰 보면 심판의 이 판정은 정당한 것이었다. 규칙에는 다른 선수의 부상을 염려하여 매달려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림에 오래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고 명문화되어 있다.

하지만 팬서비스의 측면에서 볼 때 이 규정은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될 필요가 있다. 멋진 덩크슛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는 선수들의 제스처는 분명 팬들의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농구 골대의 탄력을 고려할 때 선수가 수초간 매달려 있는다고 해서 높이가 변하거나 각도가 휘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팬들에게 더 큰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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