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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억의 여자' 정웅인 "악역 캐스팅, 아내가 이미지 걱정 많이 했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1.24 07:00 / 기사수정 2020.01.23 23:02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정웅인이 '99억의 여자'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KBS 2TV '99억의 여자'에 출연한 정웅인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우연히 현찰 99억을 움켜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99억의 여자'. 여기서 정웅인은 정서연(조여정 분)의 남편 홍인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가 맡았던 홍인표라는 인물은 피해 의식에 사로잡힌 남자로, 자신의 분노와 슬픔을 아내 정서연에게 퍼붓는 남자로, 그를 잔혹하게 괴롭히는 악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매번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날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정웅인은 가장 먼저 '99억의 여자' 출연 계기를 밝혔다.

사실 그가 '99억의 여자'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정웅인의 아내는 반대의 의견을 내비쳤다고. 정웅인은 "사실 제가 밝은 이미지의 캐릭터도 많이 했는데 주목받는 건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민준국 같은 이미지가 컸다. 이번에도 부인을 괴롭히는, 학대 수준을 넘어서는 캐릭터였지 않나. 그래서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했다. 아내가 '관리 좀 해야하지 않냐'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홍인표 역을 맡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이 캐릭터는 다시 정웅인에게 돌아왔다. 그때 '운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조합이 나쁘지 않았고 홍인표 캐릭터가 초반 4회까지 주목 받는 요소가 많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감독과 작가도 정웅인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랬기에 정웅인 역시 '99억의 여자'를 통해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덕분에 시청률 역시 10대%를 무난히 돌파하기도 했다. 정웅인은 시청률에 대해서도 "제가 이 드라마 두 자리 시청률에 일조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정웅인은 '99억의 여자' 대본 리딩 당시, 지상파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 지상파가 너무 안됐다. KBS, MBC, SBS가 침체된 분위기였다. 저도 지상파에서 많이 활동을 해서 그런가 부흥을 일으키고 싶더라. 그러다가 '동백꽃 필 무렵'이 잘 되면서 저희가 또 그런 기운을 업고 가지 않았나. 적재적소에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초반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던 아내는 드라마가 시작한 뒤,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에 대해 정웅인은 "아내는 이 작품을 잘 안 봤다. 오히려 밖에서 듣고 오더라"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아내의 SNS에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모습이 올라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지가 나빠보이면 안되니까 자꾸 희석시키려 사진을 올리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동안 악역으로 맹활약했던 정웅인은 이번 작품에서도 눈여겨 본 후배들이 있었다고. 이날 정웅인은 그중 이재훈 역을 연기했던 이지훈을 꼽았다.

"이지훈이 마지막 캐스팅이었다. 사실 그 역할이 캐스팅 난항이었는데 그 친구가 '신입사관 구해령'을 촬영할 때, 문경에서 올라와 대본 리딩을 했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이 작품에 덤볐다고 하더라. 제가 봤을 땐,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저는 남자 배우는 보이스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목소리가 좋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에서 이지훈 씨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좋게 봤던 것 같다. 눈 여겨 볼 배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함께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조여정에 대한 칭찬도 이어졌다. 조여정은 영화 '기생충'에서도 맹활약했지만 '99억의 여자'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자랑하고 있는 중이다. 정웅인 역시 "이제 여우주연상도 받고 큰 배우가 됐다"며 "역시 여우주연상 받을 만큼 내공을 가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극중 홍인표가 정서연에게 가하는 물리적인 괴롭힘 등을 연출할 때는 오히려 조여정이 더 강도를 세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정웅인은 "홍인표로 인해 처절함을 느끼고, 돈을 거머쥐었을 때 희열이 있지 않겠나. 그래서 더 강하게 연기해달라고 하더라"고 이야기 했다.

또한 "얼음물에 넣는 장면 역시 감독님과 여정 씨의 아이디어였다"며 "이제 전 세계적인 배우가 됐다. 마지막 쫑파티를 앞두고 있는데 아쉽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큐로홀딩스, KBS 2TV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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