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12 10:13 / 기사수정 2010.07.12 10:13
▲ 2010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9 - 상원고 조무근
[엑스포츠뉴스=대구, 김현희 기자] 상원고등학교 야구부는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호성적을 거둔 바 있다. 서울 4대 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 중,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대붕기, 전국체전 고교부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이렇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이는 박영진 감독을 필두로 한 여러 동문의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이들 중 팀의 에이스를 책임졌던 박화랑은 삼성 라이온스에 입단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은 어떨까. 박영진 감독은 고개부터 젓는다. 팀의 중심을 책임졌던 김대환(동의대), 황석호(고려대), 이호준(연세대), 김민수, 정유빈(이상 영남대), 김정수(성균관대) 등이 모두 졸업했기 때문. 그만큼 지난해 상원고 전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전국대회에 임할 때마다 늘 “16강에만 오르면 다행”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1번 최민구를 중심으로 주장 배진호, 4번 조원태 등이 타선에서 녹록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학년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오세민 역시 꽤 괜찮은 편이다. ‘허허실실’이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에 상원고는 이번 청룡기 대회 8강에서 강호 덕수고에 콜드게임 승리하며, 16강을 넘어 4강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대통령배 결승에서 9-10으로 당한 패배를 깔끔히 되갚아 주는 승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3학년 에이스 조무근(18)도 있었다.
박영진 감독의 또 다른 ‘숨겨진 무기’
사실 조무근은 황금사자기 대회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32강전에서 만난 공주고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이 시초였다. 당시 조무근은 쌀쌀한 기온 속에서도 시속 14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지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청룡기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조무근은 대붕기 대회에서 팀의 3승 중 혼자 2승을 책임지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박화랑/김정수에 이은 또 다른 '박영진 키드'의 탄생이었다.
조무근의 장점은 좋은 체격조건(196cm, 103kg)에서 비롯된 명품 직구를 뿌릴 줄 안다는 것이다. 키가 크다 보니, 웬만한 고교급 타자들이 조무근의 공에 손을 대지 못한다. 짜임새 있는 타력을 자랑한다는 경북고 역시 대붕기 준결승전에서 조무근에 단 6안타만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결승 진출의 꿈을 뒤로해야 했다.
변화구로는 체인지업이 괜찮다. 빠른 볼에 이어 간간히 던지는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조무근은 대붕기 내내 빠른 볼에 이어 던지는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많이 봤다. 슬라이더 제구가 약간 미흡한 것이 흠이다. 그러나 박영진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조무근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봐야 하기 때문. 투구폼이 깨끗하고, 연투능력이 빼어난 점도 조무근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롤 모델은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
그런 조무근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KIA의 윤석민이다.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전을 보고 그의 투구에 매료됐기 때문이란다. 그의 체격 조건을 감안해 보았을 때 ‘장래성’이라는 측면에서 ‘조무근’이라는 상품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해 효천고 마운드를 책임졌던 장민익(두산 베어스) 역시 좋은 체격조건(207cm, 92kg)에 비례한 성적을 거두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를 데려가 성장을 잘 시킬 경우 얼마든지 제2의 윤석민, 혹은 ‘오른손의 장민익’이 될 수 있다.
프로가 아닌 대학행을 결정한다 해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신정락(LG 트윈스), 임진우(삼성 라이온스)처럼 대학 무대에서 ‘완성형’의 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 프로건 대학이건 간에 조무근 본인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의 기량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일 것이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조무근(대구 상원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96cm, 103kg | 종합점수 : B+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B+
- 장점 : 빼어난 경기운영 능력. 좋은 체격조건. 빠른볼의 묵직함.
- 프로지명/대학진학시 과제 : 프로/대학무대 조기 적응. ‘완성형’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와의 싸움.
[사진=대붕기에서 역투하는 조무근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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