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전여빈이 '해치지않아'를 촬영하며 동물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의 전여빈 인터뷰가 진행됐다.
'해치지 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 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
이날 전여빈은 '해치지않아'에 대해 "착한 이야기라 보는 분들이 웃으면서 많은 마음을 얻어 갈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마 전에 가족, 스태프들과 시사회를 했는데 친구들이 '응원해주고 싶은 영화'이자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굉장히 좋아해 줬다. 남녀노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중 전여빈은 모든 일에 심드렁하지만 남자친구 톡에는 0.1초 만에 반응하는 사육사 해경 역을 맡았다. 동산파크가 어려워지면서 동물을 지키기 위해 탈을 쓰고 동물 연기를 하자는 태수의 제안에 나무늘보가 되는 캐릭터다.
처음 나무늘보 탈을 본 뒤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전여빈은 "저는 보는 순간 '스타워즈' 츄바카 같더라. 확실한 건 다큐에서 보던 그 나무늘보는 아니었다. 후에 감독님이 '츄바카 같다'는 그 말을 대사로 쓰시기도 했다"고 웃었다.
동물 탈을 쓰고 동물 연기를 한 건 무척 독특한 경험이었다. 전여빈은 "겨울이라 굉장히 추웠는데 털 자체가 두껍고 무거워서 오히려 따뜻했다. 날씨운이 좋았던 것 같다. 배우들은 현장에서 '올해 패션 트렌드는 '패딩이 아니라 에코퍼'라면서 장난을 치면서 놀았다. 조금 불편했던 건 입고 벗는 게 어려웠다. 두세 명이 도와주셔야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 화장실이 번거로워서 입는 순간 마시는 건 금지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무늘보 탈을 쓸 때는 실제로 매달려 있었다. 밑에 안전장치는 다 있었다. 또 영화사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줘서 현장에 모션 액터 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번갈아 가면서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해치지않아'에서 배우들이 입었던 동물 탈은 수억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의 소품이었다. 전여빈은 "저희 제작비의 가장 큰 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들었다. 털을 구하기 위해서 해외 업체를 통해 받아왔다고 하더라. 진짜처럼 구현하기 위해 애썼고, 진짜처럼 보이지만 영화 설정상 허술한 부분도 보여야했다"며 "영화를 보시면 북극곰과 고릴라는 진짜 같은데 기린과 사자는 허술한 면이 있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영화는 동물원에 사는 '까만코'라는 북극곰에 대해 소개하며 동물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에 전여빈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벽에 머리를 박고 있던 동물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해치지않아'를 하면서 동물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의 결말도 감독님이 많이 고심하신 걸로 알고 있다. 너무 황당무계 하지도 않고, 너무 현실적이지도 않은 이야기로 잘 끝맺어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해치지 않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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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