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8 02:35
스포츠

AC 밀란, 이대로는 안 된다

기사입력 2010.07.11 08:28 / 기사수정 2010.07.11 08:28

박문수 기자



- 알레그리 선임 AC 밀란, 영입은 필수

지난 6월, AC 밀란은 2009-2010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팀을 리그 3위로 이끈 레오나르두를 대신해 칼리아리 돌풍의 주역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로써 밀란은 지난 2009년 팀을 떠난 카를로 안첼로티에 이어 두 시즌 연속 사령탑을 교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세계에서 한 팀이 기존의 사령탑을 대신해 새로운 얼굴을 선임한 것은 변화에 대한 그들의 의지를 드러낸다. 즉, 새로운 사령탑과 시즌을 맞이할 팀이라면 기존의 틀을 완전히 뒤엎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전반적인 선수 보강과 불필요한 선수들과의 결별 등을 해야 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밀란은 칼리아리와 끈질긴 협상 끝에 알레그리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말기에 알레그리가 경질된 상황에서 그의 밀란 입성은 쉬워 보였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레오나르두의 대체자를 구한 밀란은 다가올 시즌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반드시 알레그리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밀란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여야 함을 뜻한다. 노인정이란 이미지가 강한 밀란은 몇몇 주축 선수들을 제외한 팀의 전반적인 틀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노쇠화된 선수와는 작별해야 하며 음서 제도의 혜택으로 팀 내 재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디강 같은 자격 미달의 선수는 과감히 방출해야 한다.

- 밀란의 악덕 구단주 베를루스코니, 이번에도 無 영입?

그러나 밀란은 그런 팀이 아니다. 축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밀란의 악덕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에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즉, 밀란의 수뇌부는 1+1=2라는 간단한 문제에도 1+1=1라는 억측을 낼 정도로 악덕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동안 그들은 선수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뒤에서는 엉뚱한 작업을 시행했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09년 여름 카카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내면서 벌어들인 돈을 재정 확보라는 명분 아래 공중분해 시켰다. 이에 분노한 팬들을 잠재우고자 기껏 영입한 선수가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클라스 얀 훈텔라르였다.

실제로 지난 2009-2010시즌 세리에 A 최종전에서 밀란 팬들은 공개적으로 현수막을 통해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들은 비정상적인 구단주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비판적인 문구로 밀란이 처한 상황에 대한 불평을 드러냈다.

이쯤에서 밀란 수뇌부는 팬들의 불신이 커짐에 따라 무언가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자 할 것이다. 최근 밀란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 소속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노린다는 소문이 나온 점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즐라탄에 대해 설명하자면 그는 밀란의 맞수 인테르와 유벤투스에서 모두 뛰었으며 화려함과 상업성에서 모두 뛰어나다. 게다가 그를 영입하면 유벤투스와 인테르 팬들의 기분을 언짢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베를루스코니의 독자적인 상상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의 영입은 단순한 소문에 그칠 전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밀란 수뇌부는 선수 영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기존 선수의 방출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공헌했다.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 확보를 위해서도 선수 영입은 필수지만, 재정 확보라는 명분 아래 허리띠를 졸라맨 만큼 어느새 밀란과 선수 영입은 괴리감이 생겼다.

밀란의 현재 상황과 대조되는 팀은 그들의 영원한 맞수 인테르다. 최근 인테르는 구단주 마시모모라티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지난 시즌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기록했다. 끊임없이 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인테르는 밀란과 유벤투스의 등쌀에 밀려 만년 삼인자에 가까웠던 이미지를 벗어던져 유럽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성장했다. 철옹성 같은 수비력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강력한 한방은 이탈리아 축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우리 속담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현재 밀란의 상황과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 밀란은 재정 확보라는 명분으로 가장 중요한 팬들의 신임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생겼다. 밀란의 중심 선수들은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며 점점 녹슨 기계처럼 실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으며 유망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경쟁력을 잃게 했다.

과연 막을 올린 이번 2010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밀란의 수뇌부는 또다시 어리석은 선택을 할 지 그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박문수 기자 pres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