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8 07:33 / 기사수정 2010.07.08 08:01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예선 2차전부터 8강전까지 5골을 넣은 비야를 제외하고는 다른 공격수들은 침묵을 거듭했다. 유로2008 때 6경기를 치르면서 12골을 집어넣는 엄청난 화력에 비해 이번 월드컵에서는 단 7골만 넣는데 그쳤다. 대신 탄탄해진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해진 팀 컬러를 발휘하면서 균형잡힌 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예선 첫 경기 패배를 기록했지만 이후 스페인은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보여주며 사상 첫 우승에 한발짝 다가섰다.
스페인이 막강 공격력을 장착한 '전차 군단' 독일을 따돌리고 월드컵 출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8일 새벽(한국시각),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독일과의 준결승전에서 압박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균형잡힌 전력을 선보인 끝에 독일을 무실점으로 잠재우고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페인은 포르투갈과의 16강전,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또 한 번 1-0 승리를 거두면서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유로2008에서 공격적인 축구로 사상 첫 유럽 정상을 거뒀던 스페인은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 체제 이후 공-수 양면에서 더욱 탄탄하고 안정된 전력을 갖추면서 강팀의 면모를 이어갔다. 하지만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렸던 스페인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순간이 있었으니 바로 조별 예선 첫 경기였던 스위스와의 경기에서였다. 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상대 골문을 두드렸던 스페인이었지만 한 방을 노렸던 스위스에 '카운트 어택'을 맞으면서 0-1로 패하고 만 것이다.
첫 경기에서 위기를 맞이한 델 보스케 감독은 스페인의 강점을 살리는 대신 수비력을 보다 강화하는 전략으로 '화려한 축구'보다 '이기는 축구', '실리 축구'에 초점을 맞췄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미드필드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화하고,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원천 차단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 특유의 위력적인 패스플레이와 빠른 측면 공격을 통해 경기를 주도하면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부를 가져오는 식으로 이끌어 나갔다.
유로2008 때보다 아름다운 축구의 맛을 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 면이 많았지만 기본적인 큰 틀을 유지하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다시 안정된 전력을 갖출 수 있었다. 토너먼트 3경기에서 모두 1골만 넣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데는 이렇게 적절한 시기에 바꾼 전략이 먹혔고,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다 해줬기에 가능했다.
특유의 '토털 사커'를 버리고 '실리 축구'로 전승을 달린 네덜란드와 결승에서 만난 스페인. 토너먼트에서 보여준 안정된 경기력에다 무적함대 특유의 공격력까지 살아나면서 월드컵 우승의 한을 풀어내는 스페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스페인 축구대표팀(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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