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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이해준·김병서 감독 "관객에게 체험적인 느낌 선사하고 싶었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0.01.05 07:30 / 기사수정 2020.01.05 02:2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함께 5년간 끊임없이 고민했던 결과물이 '백두산'이라는 이름으로 12월 18일 세상에 나와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이제는 이들이 조금 더 마음 편안히 웃음 지을 수 있게 됐을지도 모르겠다. 제작비 260억이 투입된 대작으로,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려온 '백두산'은 4일까지 누적 관객 수 727만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 730만 명 돌파를 확정했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2006)와 '김씨 표류기'(2009), '나의 독재자'(2014) 등을 통해 독특한 발상으로 신선함을 안겼던 이해준 감독과 '감시자들'(2013) 공동 연출에 이어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 'PMC: 더 벙커'(2018) 촬영 감독을 맡았던 김병서 감독이 힘을 모았다.

개봉 후 일주일 넘게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었을 당시에도 '아직은 편안히 웃을 수 없다'며 자연스레 따를수밖에 없던 흥행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넌지시 토로하던 두 사람은 "모든 감독에게 아쉬움 없는 작업이 어디 있겠냐"며 조심스레 '백두산'을 작업했던 과정들을 이야기했다.


'백두산'은 개봉 전까지 VFX(Visual Effects) 작업에 공을 들이며 실감나는 재난 장면들을 구현, 스크린 위에 펼쳐냈다.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펼쳐지는 강남역 지진 신과 잠수교 붕괴 장면, 추격신 등 다양한 장면에서 활용된 VFX 효과는 몰입감을 더한다.

이해준 감독은 "재난영화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어려운 지점들이 있는데, 저희 영화는 특히 서울의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다루고 있잖아요. 서울의 한복판에서 정면으로 부딪혀보자는 생각이었죠.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는 선에서, 주말 아침 시간과 일요일 밤 시간을 택해 강남역에서 촬영하게 된 것이죠. 무수한 상점들의 동의를 구해준 위대한 제작팀의 공도 있었어요"라고 떠올렸다.

김병서 감독도 "김지용 촬영감독, VFX를 담당한 덱스터스튜디오 진종현 슈퍼바이저와도 함께 얘기를 나눈 것이, 이 시퀀스의 형태가 체험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거든요. 체험적이려면 인물의 카메라가 붙어있어야 해요. 옆자리나 뒷자리에서 앉아 보는 것처럼 느꼈으면 했고, 이를 전제로 외부상황과 전경을 설명하는 와이드 샷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차 안에서 같이 탑승하면서 재난을 목도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해준, 김병서 감독은 작품을 위해 수고해준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래서 저희 스태프들이 최고의 스태프들이라고 하는데…"라고 살짝 웃어 보인 이해준 감독은 "이래서 베테랑이구나 싶을 정도로, 연출자로서는 다른 신들에 비해 오히려 많은 지점들을 현장에서 하지 않아도 됐을 만큼 모두 각자의 파트에서 최고의 기량들을 보여주셨어요. 저는 오히려 지켜보는 쪽 입장이었죠"라고 전했다.

"저희 출연 배우들이 굉장히 화려하잖아요"라고 말을 더한 김병서 감독은 "최고의 스태프 분들을 모시려고 저희가 삼고초려한 부분도 있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상업영화로서도 큰 예산이 들어간 작품이니, 당연히 부담감이 있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은 아니잖아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희 어머니께서 '남에게 폐 끼치지 말고 살라'고 얘기하시는데, 정말 폐 끼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던 시간들이었어요"라고 얘기했다.


'김씨 표류기'의 연출(이해준)과 촬영감독(김병서)을 시작으로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이해준 감독은 "감독 일이라는 것이 외롭다"며 "고충이 있어도 속으로만 삭이는 경우가 많은데, (감독이) 두 명이다 보니 서로 그런 것을 토로할 수 있는 점이 좋았죠"라고 말했고, 김병서 감독도 "저희가 정말 혼자였다면 이 무게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에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흔치는 않은 두 명의 연출 형태이기에, 이를 지켜보는 많은 시선 속 다양한 말들이 오가기도 했다.

이해준, 김병서 감독은 '두 사람이 사이가 좋지 않다'고 돌던 소문에 대해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같이 작업을 하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과 갈래길들을 두고 충분히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크게 의견이 부딪힐 일이 없었어요"라며 "저희 둘 사이에 말이 없던 것은, 배우 분들이 연기하는 것만 보고 있어도 컷을 놓칠 정도로 관람의 태도가 되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그게 좀 왜곡돼서 그런 말들이 생겼던 것 같고요"라고 웃으며 해명했다.

"'백두산'은 저희들이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보는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여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었어요. 그 기준이 아닌 것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확고한 생각이었더라도 얼마든지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싶었죠"라고 말한 두 사람은 "영화 작업이 끝나면 관객들이 관람해주시면서 완성되는 것이잖아요. 그 분들의 반응까지가 영화의 과정인 것이죠"라면서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따뜻한 시선을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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