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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에이전트] ① 선수 뒤의 또 다른 선수…AGENT

기사입력 2010.07.06 19:38 / 기사수정 2010.07.06 19:43

전유제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유제 기자]

[산티아고 뮤네즈에게는 꿈이 있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어 멋진 골을 터트리고 싶지만 엄청난 궁핍함과 부모님의 반대에 숨죽이며 살아야만 했다.

그러나 우연히 길을 지나가던 잉글랜드인 글렌 포이의 눈에 띄어 설득을 당한 뮤네즈는 수만마일을 날아 잉글랜드 뉴캐슬로 날아간다. 

포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찾고 있는 뛰어난 재질과 기량 그리고 스피드와 대담함을 고루 갖춘 뮤네즈를 한 눈에 알아 본 것이다.

뮤네즈는 성공을 거두며 더이상 가난에 허덕이지도 않게 됐다. 이에 뮤네즈는 눈물을 흘리는데…영화 골(GOAL)의 줄거리]


만약에 산티아고 뮤네즈가 글렌 포이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냥 동네에서 공 좀 찬다는 평범한 아이로 살지 않았을까요?

월드컵으로 뜨거웠던 한 달. 공 하나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축구가 뭐기에 도대체 사람들을 이렇게 미치게 하는 것일까요.  최소한 월드컵을 통해 보'이는 축구'에 열광하셨다면, 이제는 '축구 그 뒷면'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경기는 어떻게 열리는 건지 또 선수들은 어떻게 이적하는지 등 그동안 '보이는 축구'가 익숙한 여러분께 FIFA AGENT 세계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총 10회에 걸쳐 가장 기초가 되는 FIFA AGENT의 소개부터 선수들의 이적과 돈의 세계까지 철저하게 규정에 입각하고 사례를 동반한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분께 보이지 않는 축구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여러분, 톰 크루즈 좋아하세요? 그럼 혹시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를 보셨습니까?

1997년 개봉한 영화 '제리 맥과이어'는 미국 스포츠계와 냉정한 에이전트들 간의 갈등을 그린 로맨틱 스포츠 영화입니다.

회사 동료에게 자신의 선수들을 모두 잃은 주인공은 자신을 믿고 끝까지 남아준 한 미식축구 선수와 끈끈한 우정을 바탕으로 선수의 연봉 대박과 에이전트로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는 그 이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를 위해 땀 흘리는 그들. 그들이 바로 에이전트이죠. 특히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축구 분야의 FIFA AGENT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WHAT?

FIFA AGENT는 경기 에이전트(MATCH AGENT)와 선수 에이전트(PLAYERS' AGENT) 이렇게 두 가지의 종류로 나뉩니다. 1991년 6월부터 도입된 경기 에이전트는 각 나라 협회 간의 A매치 및 친선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반적인 협상을 맡습니다.

경기 날짜가 확정되면 비용, 대전료, 일정 등 세부조건을 조율하면서 경기를 성사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대부분 알고 있는 AGENT는 선수 에이전트입니다. 기자 역시 그러합니다. FIFA는 AGENT를 '선수 이적과 연봉을 대신해 협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는 자신과 계약한 선수의 이적과 연봉 협상 권리를 위임받고 선수의 모든 면을 도맡아서 합니다.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선수의 멘토일 뿐만 아니라 가족, 친지분들께도 친형제 같은 존재로 선수와 친밀한 관계를 가집니다.

심지어 한 에이전트는 선수의 군 문제 때문에 병무청을 들락날락한다는 뒷 이야기(?)도 있습니다.

WHY?

지난 4월 15일 오전 10시, 서울 로얄 호텔에서는 제10회 FIFA PLAYERS' AGENT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이 날 시험에는 154명이나 응시해 에이전트의 엄청난 인기를 실감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사설 기관과 에이전트 회사에서 유능한 에이전트 발굴을 위해 강의를 여는 등 손쉽고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층 더 성숙해진 축구 인프라가 자연스럽게 에이전트의 높은 능력을 필요로 하게 됐습니다. 한국 프로축구는 물론이거니와 요즘은 케이블을 통해 해외 축구까지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그 뒷면에서 일하는 에이전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축구 관련 직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직업 중 하나임은 확실합니다.



WHO?

FIFA PLAYERS' AGENT가 되는 방법 중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험에 합격하는 것입니다. FIFA는 매년 3월과 9월, 2차례 시험을 볼 것을 권장하지만 대한 축구 협회는 3월(2010년은 4월) 1번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효한 자격증이기 때문에 한국 국적 에이전트가 다른 나라 선수들을 관리해도 무방합니다.

PLAYERS' AGENT 시험을 보지 않고 변호사 자격증이 있거나 선수 직계 가족이면 에이전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브라질의 호나우지뉴(AC밀란)이죠.

한때 자신의 형인 '호베르투 데 아시스 모레이라'를 에이전트로 두고 협상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선수 본인이 에이전트 일을 대신 할 수도 있습니다.

한때 브라질의 '캐논 슈터' 호베르투 카를루스(SC 코린티안스)와 잉글랜드 미드필더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이전트 없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PLAYERS' AGENT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이익이 있다는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TIP

PLAYERS' AGENT 시험의 난이도에 대해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총 20문제에서 15문제가 FIFA 규정에서, 5문제가 KFA 규정(민법 포함)에서 출제되며 67% 이상 정답이면 합격입니다. 영어 문제는 단순한 단답형이 아닌 한 개의 지문에 3문제씩 출제되고 20문제 모두 객관식입니다.

객관식이라고 해서 쉽게 생각해서는 큰 코 다칩니다. 보기가 ① A ② B ③ A or B ④ A and B ⑤ No Answer 식이니 애매모호하다는 표현이 정답일 듯 합니다. 그러나 '영어를 꼭 잘해야 된다?' 이건 아닙니다. 사실 기자도 영어를 잘 못하는데 붙은 거 보면(?)  기본적인 독해 실력만 있다면 충분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PLAYERS' AGENT 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시험 합격 후 6개월 이내에 보험을 체결하고 에이전트 행동 규범을 축구 협회에 제출해야지만 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금은 선수가 없을 시 1년에 약 87만 원입니다.

보험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면 자격 정지, 더 심하면 자격 취소까지 이르게 되니 에이전트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 2천만 원)을 FIFA에 안치하면 매년 보험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에이전트 일을 그만두면 원금을 돌려주기도 합니다.

6일 현재 FIFA가 승인한 대한민국 PLAYERS' AGENT는 35명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렇게 간략하게 FIFA AGENT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선수들이 어떻게 이적이 이루어지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남긴 태극 전사뿐만 아니라 일본 선수들까지 이적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 왔죠. 바로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활약하던 차두리가 스코틀랜드의 명문 구단인 셀틱으로 이적한 것입니다.

과연 어떠한 상황이 오고 갔기에 차두리는 셀틱으로 이적 할 수 있었을까요?..(2편에서 계속)

[사진=제리 맥과이어 포스터 - 국내 한 에이전트의 자격증 ⓒ 엑스포츠뉴스 DB]

 



전유제 기자 mag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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