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1 18:31 / 기사수정 2010.07.01 18:33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기성용의 쉼터는 광양 집에 있는 '산속 축구장'?
2007년 FC서울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했던 기성용은 K-리그와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월 스코틀랜드 명문 구단 셀틱FC로 이적,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기성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의 주력선수로서 선전하며 대한민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특히 기성용은 그의 전매특허인 '택배 크로스'를 앞세워 월드컵 데뷔 무대에 프리킥만으로 2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년 6개월여 간 소속팀과 월드컵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기성용은 귀국 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에 따르면 기성용은 지난 29일 귀국한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성용은 국내 체류 시 어디에서 시간을 보낼까? 기성용은 K-리그 시절부터 휴가 기간에는 항상 광양의 자택에 내려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의 자택에는 사연이 있다. 기성용은 FC서울과의 계약 당시 받았던 2억 원을 고스란히 아버지 기영옥 대한축구협회 이사에게 드렸다. 자신을 축구선수로 키우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아버지께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기영옥 이사는 기성용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 살던 집까지 처분해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기성용을 호주에 축구 유학 보낼 정도였다.
좋은 환경에서 마음껏 축구를 즐기기를 원하는 마음과 함께, 영어에 능통해진다면 축구선수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다른 진로를 찾는데 유리함이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기성용이 셀틱으로 이적하면서 보통의 한국 선수들이 겪었던 언어적 문제가 거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영옥 이사는 아들이 준 돈을 광양 백운산 중턱에 직접 집을 짓는데 썼다. 그러나 이마저도 철저히 기성용을 위한 것이었다. 기영옥 이사는 집 앞에 직접 잔디를 심은 축구장까지 만들었는데, 아들이 쉬고 싶을 땐 언제라도 내려와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즐겁게 축구공을 찰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더 깊은 뜻이 있었다. 기 이사는 "아들의 충분한 휴식을 위해 공기 좋은 곳에 집을 지었다. 하지만, 내 속마음은 아들이 축구장을 보면서 항시 축구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하려는 데 있었다."라며 아들을 향한 사랑을 내비쳤다. 이번에도 기성용은 그곳에서 축구만을 생각하며 다음 시즌을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유망주로만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리그 라이벌 팀인 레인저스와의 치열한 우승경쟁 탓에 즉시 전력감이 아닌 유망주가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자신을 영입한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시즌 도중 경질되면서 기성용의 출장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다.
셀틱은 지난 2년간 레인저스에게 우승컵을 내줘 그 어느 때보다도 최상의 전력으로 다음 시즌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성용이 계속해서 유망주로만 머물 경우 출장 기회를 잡기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기성용이 FC서울 시절 은사였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터키의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할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기성용은 월드컵의 활약을 바탕으로 리그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표팀 선배 차두리도 다음 시즌부터 셀틱에 합류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기성용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 '절친' 이청용(볼턴)이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이적 후 곧바로 팀의 주축으로서 맹활약하고 있는 것도 기성용에겐 좋은 자극이 된다.
기성용이 올 시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스코틀랜드 무대에서 온전히 꽃피운다면 얼마 전까지 셀틱에서 활약했던 일본 출신 미드필더 나카무라 순스케를 잇는 '아시아 특급'으로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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