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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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폴 "고음불가인 나, 정승환 피처링으로 대리만족"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12.16 08:28 / 기사수정 2019.12.16 08:28

박소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가수 루시드폴이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 작업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 10일 서울 신사동 안테나 사옥에서 루시드폴의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루시드폴의 신보 '너와 나'는 10년을 함께한 반려견 보현과의 콜라보로 완성한 기묘하고 독창적인 앨범이다.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작품집이 아닌 반려견이 대등한 위치에서 음악을 만드는 주체로 참여한 것이다.

총 12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사운드, 성격, 분위기가 제각각이고 개성이 넘친다. 보현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만든 '너의 노래', 루시드폴의 마음을 담은 '나의 노래', 보현과 루시드폴을 둘러싼 것들이 영감을 준 '너와 나의 노래'로 주제가 나뉜다.

타이틀곡 '읽을 수 없는 책'은 반려견을 한 권의 읽을 수 없는 책에 비유했다. 함께 보낸 시간들이 쌓여 있지만 정작 페이지를 열면 아무 것도 읽을 수 없는 것. 슬프고 아련하지만 함께 했던 기억 때문에 행복할 수 있다는 마음을 담았다. 부드러운 선율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곡이다.

"제작팀 분들에게 타이틀곡을 정해달라고 했다. 앨범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은 순간 타이틀곡은 의미가 없어진다.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사랑받고 대중들의 취향에 함께하고 싶다면 싱글로 낼 텐데, 앨범을 낼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여러 곡들을 만든 다음에 알아서 골라달라고 하는 마음이 있다"


첫 번째 트랙 '산책 갈까(feat. Ludvig Cimbrelius)'는 산책을 떠날 때 보현의 두근거리는 마음과 심장 소리가 킥 드럼 소리로 표현된 곡으로, 이 소리들은 보현의 목소리에서 가져온 것이다. 특히 스웨덴 뮤지션 루드빅 심브렐리우스가 참여했다.

루시드폴은 "지난해 농장에서 일하다가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기타를 잡을 수 없게 되니 속상하고 겁이 났던 시기였다. 기타와 거리를 두고 평소에 잘 듣지 않는 스타일의 음악을 찾아서 듣다가 앰비언트 음악에 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 음악 중 가장 좋아했던 곡이 루드빅 심브렐리우스의 노래였다. 데모 상태로 곡을 만들어 놓은 뒤에 같이 작업을 할 수 있겠냐고 연락을 했더니 긍정적인 답이 왔다. 이후 스웨덴에서 직접 채집한 소리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친 피아노 소리, 물속에 들어가서 허우적대는 소리도 있다. 그런 다양한 소리를 보내주셔서 같이 잘 블렌딩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덟 번째 트랙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는 루시드폴이 보현과 앞으로 몇 번의 겨울을 함께 할 수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놀자'라는 생각으로 만든 곡이다. 특히 정승환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눈발을 내달리며 벅차서 어쩔 줄 모르는 보현의 마음을 그가 대신 노래한 것. 

그는 "이 곡은 구상할 때부터 정승환의 곡으로 만들자고 생각했다. 굉장히 수학적인 곡을 만들고 싶었다.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악보를 보고 연주하기는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곡을 만들고 싶었고, 제가 고음불가기 때문에 정말 높은 곡을 만들고 싶었다. 승환이에게 데모를 시켰는데 당연히 너무 잘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정승환 씨가 최근 정규앨범을 냈을 때 신재평 씨한테 곡을 받았는데 그 곡도 어려웠다고 했다. 공연장에서 자신이 노래를 부른 것을 보여줬는데 죽겠다 싶었다. 정승환이 '형들 저한테 왜 이러냐', '왜 이런 식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냐'고 말하더라. 맺힌 게 많아서 그렇다고 한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루시드폴은 반려견 보현이 음악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아냐고 물어보면 여러 가지 지표가 있지만 제가 캐치하기 쉬운 것은 금방 잠이 든다. 멀쩡하게 있다가 제 음악을 틀어주면 바로 잠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릴랙스하거나 흥분시키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보현이 흥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지만 릴랙스하는 것은 정말 많이 봤다. 이번 앨범 같은 경우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있으면 잠을 안 자고 항상 옆에 있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그때 같이 침실에 와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루시드폴은 "각자의 방식으로 곡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1번 트랙부터 끝까지 여유롭게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루시드폴의 정규 9집 및 포토에세이 '너와 나'는 16일 오후 6시 공개된다.

yeoony@xportsnews.com / 사진=안테나

박소연 기자 yeoon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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