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는 교복이 잘 어울리는 고등학생이었다. 실제 나이는 29살, 배우들 중 맏형이다. 동안을 무기로 쾌활한 스리고 정보통 안수철 역할을 맞춤옷을 입은 듯 소화했다.
배우 김현목은 실제로도 유쾌한 성격과 밝은 웃음을 지녔다. 반전 매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극 중 공부보다는 구독자 100만 명의 유튜버가 꿈인 수철과 반대의 면모를 지녔다. 스리고 서열 1위 오남주 역할을 맡은 배우 김영대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목 형은 캐릭터와 달리 실제로는 책에 몰두하며 대기 시간을 보낸다”라고 말했는데, 이에 김현목은 “유식한 척을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는데 성공했나보다”라며 웃어 보였다.
“소설도 읽고 부동산 책도 봐요.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영대를 비롯해 다른 친구들은 극 중 차지하는 역할이 크기도 하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저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비어있어요. 휴대폰도 많이 보고 인스타그램 새로고침을 하다 할 게 없으면 책을 가져와서 읽죠. 부동산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경제 관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 앞길에 대한 불안이 있거든요. 국민임대주택도 알아보고 유튜브도 보는데 모르는 용어가 많더라고요. 남 일처럼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 시골 의사 박경철의 ‘부자경제학’도 읽었어요.”
극중에서는 깨발랄한 수철 역을 실감나게 소화한 김현목은 여러 장르를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2015년 뮤지컬 '꽃신’을 비롯해 다수의 독립영화와 웹드라마, CF 등으로 얼굴을 알렸다. 올 초 OCN 드라마 ‘킬잇’에서 형사 역할을 맡은데 이어 KBS ‘저스티스’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억울하게 죽은 이태경(최진혁 분)의 동생 이태주로 분해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퀴어영화 뷰티풀’과 영화 '내 안의 그놈’ 등 스크린에서도 인상을 남겼다.
“중학교 때 ‘아메리칸 아이돌’을 즐겨 봤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학교 축제에서도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요.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무슨 노래냐고 하시더라고요. 고3 때 서울로 대학을 진학해 홍대에서 버스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부모님께서 저와 의도와 낌새를 알아채셨죠. 스카이(서울, 고려, 연세대)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셔서 재수해서 (고려대에) 입학했어요. 입학한 뒤에는 절실한 친구들 사이에서 예술을 하겠다고 건방을 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나름대로 공부에 정을 붙이려 했는데 쉽게 안 됐어요. 그러다 뮤지컬, 연극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고려대학교에서 환경생태공학, 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연기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결국 배우의 길을 가게 됐다. 부모님은 이번 '어하루'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다고 한다.
“저는 다른 뜻을 품고 서울로 온 거여서 대학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을 못 했어요. 친구들이 절 챙겨줬는데도 우울감에 빠져서 대학 활동보다는 학교와 집만 다니다 졸업했죠. 부모님께는 공부에 뜻이 있어 열심히 한 게 아니라 헛바람이 든 게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 한 거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때는 설득을 못 했어요. 4학년 졸업 말미에 처음으로 부모님께 말을 안 하고 뮤지컬, 연극 동아리를 시작했어요. 졸업하고 극단 생활을 할 때 말했더니 기어이 한다고 해보라고 하셨죠.
지금도 ‘우리 아들 최고’까지는 아니에요. (웃음) 이번 ‘어쩌다 발견한 하루’도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모르시더라고요. 마지막에 멋있게 나온다고 말해주시면서도 수철이가 대학생이 된 게 아니냐면서 이해를 못 하셨어요. 그래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처음부터 다 보셨죠.”
안정된 직장을 다닐 수도 있지만 배우라는 길을 택했다. 걱정과 염려는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단다. 그런 그의 목표는 다양한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어요. 작품마다 톤앤매너를 새롭게 유연하게 흡수하는 게 목표고요. 그런 자세가 있어야 큰 사고 없이 유동적으로 흘러가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유의하면서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 서른이 되는데, 나이에 따른 목표는 아직 미처 생각하지 못해본 것 같아요. 서른이 된다는 게 와 닿지는 않거든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반복되는 루틴을 지겨워하지 않는 채 되면 하고 안 되면 다른 오디션을 볼 것 같아요. 6개월 동안 교복을 입고 학생 역할을 했는데 교복에 구애받지 않은 다른 역할과 연기도 해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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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