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초강세-유럽 몰락이 나타난 조별 예선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남아공 월드컵 조별 예선이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H조 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48경기를 치르면서 101골 밖에 터지지 않아 경기당 평균 득점을 겨욱 2.1골을 넘긴 '빈약한 득점력'을 보였지만 16강을 향한 각 팀들의 열정은 대단하기만 했다.

이번 조별 예선에서는 유독 축구의 양대 산맥, 유럽과 남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것이 눈에 띄었다. 또 아시아가 약진을 보인 반면, 홈이나 다름없는 아프리카는 가나 단 한 팀만 16강 팀을 배출시키는 부진을 보였다.

남미는 이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모두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 중 칠레를 제외한 4개 팀은 모두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남미의 힘을 보여줬다. 탄탄한 조직력과 개인기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스타 감독들의 화려한 용병술이 더해지면서 지난 대회의 부진을 만회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반면, 유럽은 남미와 다소 엇갈리는 성적을 내며 부진했다. 지난 월드컵에서 준결승팀 네 팀을 모두 배출시켰던 유럽은 전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 준우승팀 프랑스가 동반 예선 탈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이탈리아는 세대 교체 실패, 감독의 전술 부재 등으로 2무 1패에 그쳤고, 프랑스는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한 채 1무 2패로 탈락했다. 그밖에도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이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어렵게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등 유럽 강팀들의 동반 부진이 유독 눈에 띄었다.

당초, 2-3개 팀 정도가 16강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아프리카 팀의 부진도 눈에 띄었다. 개최국 남아공이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2라운드 진출 실패의 굴욕을 맛본데 이어 나이지리아, 카메룬, 알제리가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탈락했다. 코트디부아르는 1승 1무 1패로 선전했지만 골득실에서 포르투갈에 밀려 탈락했다. 가나만이 어렵게 16강에 올라 자존심을 살렸지만 홈 이점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던 아프리카의 부진에 많은 축구팬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월드컵에서 단 한 팀도 16강 팀을 배출하지 못한 아시아는 한국, 일본이 8년 만에 동반 진출하며 선전했다. 세트 피스를 바탕으로 한 결정력있는 플레이, 조직력에서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한 아시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3개 팀이 1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등 전체적으로 약진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16강에 진출한 팀을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 6개, 남미 5개, 아시아, 북중미 2개, 아프리카 1개다. 2002년에 이어 8년 만에 '진정한 월드컵' 16강전 대진이 짜여진 가운데 과연 어느 대륙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리오넬 메시 (C) 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