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2 13:14 / 기사수정 2010.06.22 13:14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명예회복과 함께 사상 첫 원정 16강에 기여한다!'
23일 새벽(이하 한국 시간),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의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예선 3차전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바로 허정무호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두 공격수, 박주영(25, AS모나코)-염기훈(27, 수원 삼성)이다.
박주영과 염기훈은 공교롭게도 지난 17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나란히 실수를 저지르며 1-4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주영은 전반 17분 리오넬 메시의 크로스를 잘못 처리해 자책골로 선취점을 헌납했고, 염기훈은 1-2로 뒤지던 후반 13분 골키퍼와의 결정적인 1:1 기회를 놓치며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
중요한 순간 큰 실수는 팬들의 실망감과 불신으로 이어졌다. 이에 나이지리아전에서 다시 한번 투톱 공격수로 선발 출장하는 박주영과 염기훈의 어깨는 어떤 때보다도 더 무겁다.
아직 득점은 없지만 박주영이 대표팀 부동의 제1 공격수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특히 박주영은 상대 진영에서 좋은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끌고 나와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박지성-이청용-기성용 등 다른 선수들과도 최고의 공격 호흡을 자랑하기에 득점뿐 아니라 도움으로도 나이지리아 전에서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나이지리아전에는 이동국이 염기훈을 대신해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였다. 허정무 감독 스스로 "이동국은 나이지리아전을 대비한 카드였다"라고 밝혔듯이, 박주영이 수비를 흔드는 동안 탁월한 위치선정과 결정적인 한 방이 있는 이동국이 득점을 노리는 방식은 나이지리아전 해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을 선택하면서 염기훈에 다시 무게가 실렸다. 많은 활동량으로 전방위적 압박을 펼치는 데는 염기훈이 이동국보다 효율적인 카드이기 때문. 또한 왼발 전담 키커란 장점도 있고, 박주영-박지성-이청용과의 포지션 체인지에도 능하다. 이동국의 부상 회복 후 실제 경기력이 미지수란 점도 16강 진출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경기에선 모험일 수 있다.
따라서 허정무 감독은 전방의 박주영-염기훈 투톱이 양 측면의 박지성-이청용과 함께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동시에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통해 선제골을 노리는 초반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분위기 반전이나 쐐기골이 필요할 땐 이동국-이승렬-안정환이 조커로 투입된다.
염기훈과 박주영은 이러한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가치를 직접 나이지리아전에서 증명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특히 염기훈은 자신의 골결정력과 공격 효율성에 대한 팬들의 못 미더운 시선도 극복해야 한다. 이러한 압박감을 이겨내고 이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자신들의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대표팀 최초의 원정 월드컵 16강이란 목표 달성도 한결 쉬워질 것이다.
실수와 실패를 자격 미달의 증거가 아닌,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향한 마지막 결전의 선봉에 설 박주영과 염기훈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사진=박주영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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