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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섭 작가 "'썸바디2' 처럼 유쾌한 작품들로 대중과 소통하고파"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11.19 18:00 / 기사수정 2019.11.19 17:49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썸바디2' 포스터 촬영은 비주얼 아티스트 박귀섭 작가에게 대중적 코드의 작업 경험으로 색다른 재미로 작용했다. 개인 작품을 통해 어둡고 심오한 예술적 색깔을 보여온 그는 '썸바디2'와 같이 밝고 가벼운 느낌의 대중성을 지닌 작업물들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길 바랐다.

박귀섭 작가는 "제 개인 작품들은 너무 어둡고 심오한 분위기가 많다. 또 저만의 철학을 담은 작품들이 많다 보니 대중과 쉽게 소통하지 못했다. 이번 '썸바디2' 작품처럼 가볍고 유쾌한 작업물들을 함께 진행하면서 제 색깔의 중간을 잘 맞추고 싶다"고 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한 그는 지난 2006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다. 무용수로 오랜 시간 활동하던 그가 사진작가의 길을 걸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느덧 10년 가까지 됐다. 지금에야 무용수 출신의 사진 작가인 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일을 따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미팅을 가도 무용을 전공했다고 하면 좋아하지 않았다. 왜 사진을 찍는지 의아해 했다. 당시만 해도 제가 만들어놓은 결과물이 없기 때문에 일을 따내기 어려웠다. 뭔가 억울했다. '왜 그렇지?' '뭐지?' 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또 사진 전공자가 아닌 탓에 무시받기도 일쑤였다고. 박귀섭 작가는 "처음에는 무시를 많이 당했다. 제 뒤에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욕도 많이 했더라.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무시하고 말았다. 요즘은 그런 말들을 들으면 무섭다. 제 영역이 무용이나 뮤지컬, 연극 등 공연부터 '썸바디2'와 같이 방송까지 확대되면서 점점 더 저를 바라보는 눈들이 많아진 것 같다. 더욱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1호 무용수 출신 사진작가'는 아니라고 했다. 많이 노출이 되지 않았을 뿐 사진작가로 전향해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이 존재한다고 밝힌 그는 "제가 아무래도 매스컴 쪽에서 노출이 많이 되다 보니 후배들이 저 때문에 바람이 많이 들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 역시도 선배들이 잘 닦은 길을 이어가고 있는 거다. 후배들 중에도 사진작가로 전향해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자기 영역에서 좋은 활동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박귀섭 작가는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진행 중이다. 무용수 출신 답게 다양한 몸짓으로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과 감정들을 표출해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지고, 박귀섭 작가는 그런 얘기들을 듣기를 즐긴다.

그는 "몸이라는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전달이라 해도 사람들은 그 몸짓에서 전해지는 느낌과 에너지로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랑해'라는 말처럼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느낌은 전달할 수 있지 않나. 각각의 이미지가 느낌을 갖고 전달하기 때문이다"며 "저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작품들이 어떻게 비춰지는지 궁금해서 전시회에 반드시 그런 느낌들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개인전 마지막에 사람들이 적은 종이들을 회수해서 보면 재밌다.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서 영감을 받게 된다"며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데서 또 다른 영감을 받는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귀섭 작가는 "전시회에 온다는 것을 격식을 차리거나 어려운 자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 자유로움과 무례함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너무 자유롭다 보면 무례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 중간을 잘 잡는게 중요한 것 같다"며 "자유로움은 내 생각을 말하는 거고 무례함은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 같다. 그 중간 지점에서 편하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분이 제 작품들을 보고 머리가 유연해져서 좋다고 했다.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현대 사회에서 일 때문에 머리가 막혀 있었는데 작품 전시 설명을 듣고 나니 머리가 열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까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 강요가 아니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통해 서로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가볍게 전시회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예술 영역에서 자신만의 방식대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박귀섭 작가가 되겠다는 각오의 뜻을 내비쳤다.

hiyena07@xportsnews.com / 사진=BAKI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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