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17 15:31 / 기사수정 2010.06.17 15:31
24년 전,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멕시코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당시에는 허정무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은 선수로 출전했다. 비록 1대 3으로 한국이 완패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남미의 강호와 맞섰다.
'태권축구'라는 오명을 쓴 것은 다름아닌 한 장의 사진이었다. 한국의 선수가 발을 높이 들고 있었고 아르헨티나 선수는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 사진의 주인공은 한국의 허정무와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였다. 그리고 24년이 지나고 그 둘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은 '태권축구' 이야기를 꺼내며 도발했다. '한국 선수들이 메시에게 발차기 같은 행동으로 위해를 주려고 한다면 심판이 적극적으로 경고 등을 줘야 한다'고 말한 것이었다. 다분히 한국 축구는 태권도와 같은 거친 축구를 한다는 일종의 비하 발언이었다.
허정무 감독은 이에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24년 전에는 경험이 없어서 여러 명이 압박을 하다보니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그러한 행위로 경고 한 장 받은 적이 없다. 모든 것은 심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냉정하게 말해서 '태권축구'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계 최고의 대회인 월드컵에 나서는 심판이 태권도 수준의 축구를 하는 것을 방관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 당시 한국이 과격한 몸싸움으로 경고를 받은 일이 없다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태권축구'는 남미, 유럽 국가가 아닌 아시아 축구를 비하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만일 축구 선진국의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같은 플레이를 했다면 수많은 사람들은 '태권축구', '폭력'이 아닌 강한 압박으로 상대 팀을 꽁꽁 묶었다는 식의 칭찬을 할 것이다.
수많은 아르헨티나 언론은 '태권축구'의 이미지를 가지고 한국을 비하하고 한국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자국 팀의 승리를 위해서 그러한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당연 할 수 있다. 그들의 비아냥에 맞서 한국이 보여줘야 할 것은 승리 뿐이다.
이제 남아공 사커 시티에서 24년의 세월을 기다린 양 팀이 드디어 맞붙는다. 비아냥거리던 아르헨티나 언론이 침묵하도록, 쉴 새 없이 떠들던 마라도나 감독이 눈물을 흘리기 위해 한국 대표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승리, 단 하나 뿐이다.
[사진 = 허정무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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