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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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주 진퇴양난 '선발이냐 마무리냐'

기사입력 2006.10.20 00:46 / 기사수정 2006.10.20 00:46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윤욱재 야구전문기자]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1승 2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지난해 꼴찌였다는 점과 베테랑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이 거듭됐음을 감안하면 포스트시즌 진출만으로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올해 최고의 성과물이다. 그 중 계약금 10억 원을 받고 입단한 한기주가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KIA는 시즌 초 한기주를 2~3선발에 배치하며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한기주는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앞섰는지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못하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KIA도 한기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서정환 감독이 한기주를 셋업맨으로 전격 기용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당초 서 감독은 마무리투수로 쓰기 위해 데려온 장문석을 선발로 돌리고 셋업맨이던 윤석민을 마무리로 기용하고 한기주는 불펜투수로 돌리는 '모험'을 했다. 아무래도 KIA는 셋업맨보단 불펜에서 좀 더 많은 경험을 쌓길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기주가 연신 빠른 볼을 씽씽 뿌려대며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자 KIA 코칭스태프는 그를 셋업맨으로 배치해 불펜 강화에 성공했다.

시즌 막판 '셋업맨 한기주'가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빠른 볼이 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기주는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볼을 자랑한다. 다른 투수의 공을 상대하다 갑자기 한기주와 맞딱뜨렸을 때 한기주의 빠른 볼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물론 한기주는 슬라이더와 커브 등 수준급의 변화구가 뒤를 받치고 있지만 빠른 볼의 위력이 워낙 강하다.

한기주는 분명 구원투수로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서정환 감독도 이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마무리투수로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한기주에게 내년 시즌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 있어 또 다른 도전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KIA팬들은 '마무리 한기주'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KIA팬들은 성공과 실패의 여부를 떠나 서정환 감독이 관리를 잘 해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즌 막판 불펜 투수들의 마구잡이 기용에 혀를 내둘렀던 KIA팬들은 지난 1999년 서정환 감독이 삼성 시절 마무리투수 임창용을 71경기 138.2이닝(규정이닝을 채운 마무리투수는 찾기 힘들다.)을 던지게 했던 과거를 모를리 없다.

이에 따라 서정환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기주에게 어떤 보직을 주느냐는 최대 고민거리다. 그러나 고민에 빠지고 있는 사이 한기주도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하루 빨리 제 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한기주는 어느 보직을 맡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겨우내 착실히 훈련한다면 선발이든 마무리든 한층 발전된 투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기주가 선발투수로 뛰게 된다면 투구 요령을 좀 더 터득할 필요가 있다. 선발로 뛰던 시즌 초반 빠른 볼과 초고속 슬라이더 등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타자들을 피해가거나 수싸움에서 진 게 아쉬웠다.

올해 한기주가 셋업맨으로 뛰며 구원투수로 적응을 마쳤지만 마무리투수는 경기를 자신이 매듭지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휩싸일 수 있어 어떤 상황이든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이어야 한다. 올 시즌 막판,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기주는 특유의 배짱을 선보여 구원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발이든 마무리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만큼 자신의 노력만 곁들여지면 어느 자리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다. 과연 KIA가 어떤 선택을 하고 한기주가 어떻게 소화해낼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당신의 꿈을 이뤄 드립니다' 스포츠기자 사관학교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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