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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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함께 시작되는 프로야구 순위 싸움

기사입력 2010.06.17 08:36 / 기사수정 2010.06.17 08:36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예년보다 장마가 빠르게 찾아온다.

기상청은 예년보다 약 열흘 정도 빠르게 장마전선이 북상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프로야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야구가 원래 자연의 영향이 큰 변수가 되는 스포츠이지만 장마가 빨라진다는 것은 한여름 무더위의 시작도 빨라진다는 뜻이고, 그만큼 본격적인 체력 전에 따른 순위싸움의 시기도 빨라진다는 변수가 있다. 장마를 잘 이용해서 순위싸움에서 앞서나가는 팀이 강팀이다.

불규칙한 일정이 미치는 영향

오는 18일부터 남부지방, 19일부터는 중부지방으로 장마전선이 확대된다. 이번 주말 3연전부터 본격적으로 불규칙한 스케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장마는 비가 내리는 속도와 양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경기 진행 여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장마 기간에도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규칙적으로 정규시즌이 계속 진행된다.

아무래도 선발진의 짜임새가 좋은 팀이 유리하다. 우천 취소를 이용해 원투펀치의 활용을 극대화하면 승수 쌓기가 유리할 수 있다. 게다가 특정 상대에 특정 선발을 의도적으로 배치할 수도 있고, 하위 순번의 선발을 구원등판을 시키면서 불펜의 힘을 비축할 수 있다. 또한, 경기가 비로 인해 강우콜드게임 처리가 될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초반승부를 잡는 팀이 유리하다.

물론 불펜이 좋은 팀들도 우천 취소를 이용해 구위가 좋은 셋업맨에게 많은 이닝을 맡기거나 마운드 올인 전략을 펼 수도 있다. 믿을만한 전천후 롱맨이 많은 팀도 상황에 따라 선발-중간의 기용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구원 투수들의 피로 누적이 시작됐기 때문에 선발진이 강한 팀보다는 이득을 취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타구의 비거리가 짧아진다. 게다가 투수들이 그립을 더 잘 쥘 수 있기 때문에 투수의 위력이 높아진다. 대체로 상위권 팀들이 마운드가 좋기 때문에 이 시기를 틈타 순위를 바짝 끌어올리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불규칙한 일정 때문에 타자들의 타격감 유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꼭 그게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타자들이 힘을 낼 수도 있다. 장마철은 불규칙적으로 쉬는 날이 많기 때문에 타자들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매일 경기에 나서는 야수들은 투수들에 비해 휴식에 민감하다. 잔 부상도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적당히 쉬게 되면 페이스가 좋아지거나 밸런스가 살아나 타격감이 더 좋아질 수 있다. 과학적으로 장마철에 타구의 비거리가 짧아지기는 하지만 최근 국내 타자들의 발달된 타격 기술이 장마철이라고 해서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관중 동원에는 당연히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 팀의 이해득실

부상병이 많은 팀이나 전체적인 투타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팀들, 부담스러운 일정을 받아들고 있는 팀들이 장마를 반길 것이다. 대표적인 팀이 5월 한 때 힘을 내다가 최근 부쩍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하위권의 LG, 넥센, 한화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을 보유하고 있어 장마기간을 이용해 집중 투입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면 검증된 선발투수가 부족한 편이다. 그렇다고 비로 취소되는 다음 일정에 계속 에이스를 넣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LG와 넥센도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LG는 마운드, 넥센은 특유의 도깨비 타선 때문인데, 장마기간을 통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무렵의 순위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반면 두산과 롯데는 장마가 반갑지 않은 대표적인 팀들이다. 두 팀은 강력한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두산은 선발진의 짜임새가 그리 좋지 않다. 비로 인한 이득을 볼 것이 거의 없다. 롯데도 최근 에이스 조정훈이 전력에서 이탈해 선발 짜임새에 따른 이득이 반감될 공산이 크다. 롯데 타선도 꾸준하게 위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들쭉날쭉한 일정이라면 타자들의 페이스가 개개인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변수는 역시 체력이다. 불규칙한 일정 속에서 체력비축을 잘하는 팀이 장마 이후 불볕더위 진검 승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선수층이 두터운 상위권의 SK-두산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공산이 크다. 어쨌든 장마 기간에 선수 관리와 활용을 슬기롭게 해야 장마 이후 한여름 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마철은 진짜 순위싸움을 위한 숨 고르기 무대이자 전초전인 셈이다. 8개 구단의 순위싸움이 이제 진짜 시작됐다.

[사진= 비오는 문학 구장 (C) 엑스포츠뉴스DB]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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