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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캠프' 김희애 "지금까지 연기할 줄 상상 못해…비로소 배우" [종합]

기사입력 2019.11.08 19:43 / 기사수정 2019.11.08 19:5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철수의 음악캠프' 김희애가 진솔한 입담을 꺼내놓았다.

8일 방송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는 영화 '윤희에게'의 주연 배우 김희애가 출연했다.

이날 3부의 첫 곡은 김희애가 선곡한 노라존스(Norah Jones)의 돈 노 와이 (Don't Know Why)다. 배철수는 "자신과 어울리는 노래를 골라왔다. 기품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희애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인데 그렇게 연결시켜줘 영광이다. 멜로디가 좋고 왠지 모르게 끌리는 곡들이다. 음악은 잘 모른다. 클래식을 좋아하는데 클래식도 잘 모른다. 음악을 사랑한다고 해야 할까. 배우라서 그런지 소리에 민감해지고 연기를 하기 전에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들으면 도움이 된다. 라디오 DJ를 오래 전에 했는데 그때는 가요도 많이 알았는데 한참 떠나 있어서 지금은 잘 모른다"라며 겸손해했다.

김희애는 오랜만이라는 배철수의 말에 "같은 방송 쪽에 있어도 못 뵙는 분들은 계속 못 뵙는다"라고 동조했다. 배철수는 "김희애를 마지막으로 본 게 20년 전에 여의도 MBC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지나가면서 본 게 기억 난다. 우아한 모습으로 우아하게 인사하고 지나갔다"라고 회상했다.

김희애는 과거 '김희애의 인기가요' DJ로 2년 간 활동했다. 그는 "배선생님 앞에서 주름이다. 미리 축하드린다. 30년 된다고 하더라. 매일 (DJ를) 할 수 있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라고 감탄했다. 배철수는 "내년이 3월인데 30년이 될지 모르겠다. 농담이다"라며 웃었다

배철수는 "가수 김희애도 있다"라며 특이한 이력을 언급했다. 김희애는 "그런 얘기는 하지 말아달라. '나를 잊지 말아요'인데 운이 좋아 KBS 라디오 DJ를 봤던 분들과 기념 앨범을 냈다. 많은 분들에게 알려져 내가 가수로 데뷔한 것처럼 왜곡됐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가 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수줍음이 많다. 수줍음이 없어 보이게 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자기를 반갑게 맞아주면 좋겠는데 수줍음 때문에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더라.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상처를 받은 적 있다. '저 사람이 수줍나'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서 안 그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데뷔 시절도 떠올렸다. 김희애는 "고1 때 데뷔했다. 1982년도다. 찍다 보니 돈도 많이 벌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여서 주말에만 일할 수 있었다. 충무로에 사진 찍으며 왔다 갔다 하다가 어떤 분이 다방에서 저를 보고 나왔다. 길거리 캐스팅이었다. 그러다 영화를 하고 이 나이 때까지 일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금 내가 비로소 배우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배우이면서도 촬영하면서 방송국에서 사람들을 부딪히면 '와 연예인이다'라며 되게 수줍어했다. 그분들은 오해했을 거다. 지금은 내가 배우라고 느끼고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지금까지 할 거로는 상상도 못했다. 요즘 후배들을 보면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일하고 일의 소중함을 아는 걸 보며 존경스럽다. 어떻게 저 나이에 알까 하는데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드라마에 비해 영화 수가 적은 이유로는 "뭐든지 뜻대로 안 된다. 사람과의 인연, 일에 대한 운, 기회 같은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직업 특성상 누가 제안을 해줘야 하지 않나. 인연이 안 된 것 같은데 여러 인생을 겪고 숙성된 인간으로서 연기자로 출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영화 '윤희에게'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다.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 나카무라 유코가 출연하며 14일 개봉한다.

김희애는 "내가 윤희다. 오래 전 첫사랑을 떠올리며 딸 아이와 함께 설원이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영화를 소개하는 분들은 멜로라고 분류했는데 난 개인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여과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연기 공부도 하고 재미를 느끼는데 다큐멘터리 같은 장르처럼 느껴진다. 무공해다"라고 강조했다.

영화에 출연한 이유로는 좋은 시나리오를 꼽았다 "순식간에 읽었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한 번에 읽었다. 많은 분들이 작은 영화에 출연하는 게 의외라고 하는데 어떤 역할이나 작품이든 상관없다. 좋은 작품에 소품처럼 쓰인다면 얼마든지 참여하고 싶다. 커리어도 됐는데 그 정도는 해도 되지 않냐"라며 웃었다. 이어 "재밌게 촬영했다. 결과만 생각한다기 보다는 프로페셔널한 사람들과 일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김희애는 "배우 생활을 원없이 하고 있다. 성격이 밝거나 어둡거나 수줍거나 하는 캐릭터가 있지 않나. 나도 다른 배우가 알코올 홀릭을 연기할 때 너무 연기를 잘하면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본다. 실제로 어떠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어떤 배우들은 내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 연기한다고 하는데 난 그런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 어느 것도 내가 아니었다. 그게 나여서 연기하는 건 아니다. 그 어느 것도 난 아니었다. 50% 이상 맞은 게 없다. 여성스럽고 우아하다고 칭찬해주는데 오히려 보이시하고 무뚝뚝하다. 내가 그런 면이 있나 생각해보면 단 한 순간도 없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윤희에게'에서도 내가 결정적으로 감정을 끌어올리는 신이 있는데 짧았다. 정말 많은 감성을 끌어내고 싶어서 비슷한 책도 많이 봤다. 운명에 맡기자 했다. 로케이션 장소에 가자마자 그 장면을 찍더라. 집중을 했는데 감성이 터지는 거다. 다행이었다. 숙제 끝이다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배철수가 "자랑인 것 같다"라고 하자 "배우들이 큐 하면 눈물을 바로 흘리는 줄 아는데 그런 스킬을 가진 분들은 행운이고 난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하려고 하면 감정이 안 나온다. 연기는 정답이 없지 않나. 운동선수들이 우승할 때 하는 세리머니가 다 다르듯 정답이 없다. 감정이 안 나오면 안 나오는데로 드라이하게 하자 했는데 돼 다행이다"라고 했다.

김소혜, 성유빈에 대해서는 "영화를 통해 알게 됐는데 찾아보니 그 나이 또래에서 유명인이고 연기를 너무 잘한다. 깜짝 놀랐다. 나이 많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한다. 그 친구들도 선배에게 배우면 좋고 나도 후배들에게 자극 받고 새로운 걸 배운다. 더불어 사는 것 같다"라며 칭찬했다.

김희애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냐는 말에 "그런 건 생각은 안 해봤다. 다 잊어도 된다. 너무 얘기가 길어질 것 같다. 그냥 오래 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배철수는 "나도 김희애가 오래 연기했으면 한다"라고 거들었다. 김희애는 "나도 배선생님이 오래했으면 좋겠다"라고 화답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배철수의 음악캠프'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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