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난타전 양상의 경기에서 승패를 가르는 요인은 중간 계투진의 힘이다.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누가 먼저 진정시키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산 베어스의 고졸 루키 이재학(20)이 데뷔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15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이재학은 팀의 네번째 투수로 나와 2⅓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처음으로 오른 1군 마운드. 그러나 여유 있는 상황에서 시험 등판한 게 아니었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 타선이 한꺼번에 폭발한 가운데 최소한의 실점으로 많은 이닝을 던질 투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재학은 상황에 딱 맞는 투구 내용을 선보여 김경문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경기 후 이재학은 "첫승인지도 몰랐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가운데만 보고 자신있게 던지라고 하셔서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며 활짝 웃었다. 데뷔전 승리가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등판 직후 연속 두개의 볼넷을 내준 점에 대해서는 "처음엔 공이 조금씩 빠졌다. 볼넷을 주고 나서는 한복판에 던진다는 생각이었다"고 털어놨고 "체인지업에 자신이 있었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땅볼을 유도한 것이 생각대로 잘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재학은 직구와 거의 같은 비율로 체인지업을 구사했는데, 특히 5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상대 4번타자 박병호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눈에 띄었다.
이어 이재학은 "원래는 신인왕이 목표였다"고 털어놓은 다음 "시즌 초반에 공이 좀 좋지 않아 2군에 내려갔다가 올라왔는데, 앞으로는 계속 1군에 있으면서 팀 투수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 = 이재학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