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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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를 보여 준 '주장' 김남일

기사입력 2006.10.12 16:04 / 기사수정 2006.10.12 16:04

이성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성필 기자]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 경기는 ‘주장’ 김남일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 경기였다.

김남일은 이날 경기에서 김정우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공, 수 양면에서 알찬 능력을 선보였다.

김남일의 진가를 보여 준 경기

상대의 역습 때 지능적이면서 전투적인 몸싸움으로 차단해 공격 전개를 지연시키는 홀딩으로서의 임무는 물론 공격 전개가 어려울 때는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감각적인 패스로 좋은 상황을 만들어주는 링커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의 진가가 확실하게 드러난 순간은 후반전, 우리의 공격이 시리아의 밀집수비에 막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후반 6분 수비진영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시리아 수비-미드필더들이 몰린 중앙으로 치고 들어간 그는 조재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했지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고 말았다.

이후 8분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왼쪽 측면의 최성국을 향해 긴 패스를 날리고 이것은 가로지르기를 통해 김두현에게 연결, 헤딩 슈팅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순간적인 그의 한 번의 연결은 시리아의 수비진들을 흔들어 놓았다.

이와 유사한 장면은 17분에도 나왔다. 앞의 김두현에게 연결 된 그의 패스는 최성국에게 전개되어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침착 했다면 충분히 골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후 후반 중반을 넘어서면서 김남일의 한 번의 패스를 이용해 측면에서 가로지르기나 중앙에 위치한 공격수에게 한 번에 전개 하려는 플레이는 더욱 빈번해졌다.

이러한 장면은 그의 경기를 읽는 능력과 시야가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좋아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공격의 정체 현상 때 어느 순간 3선에서 2선 혹은 공격 1선까지 치고 올라와 공격수에 연결짓거나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과감성은 또 다른 옵션으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

더불어 상대의 공격 전개를 중앙에서부터 몸싸움으로 어렵게 만들고 여기서 얻은 공격 전개 찬스는 여지없이 측면의 공격수에게 이어지게 하며 경기의 흐름을 일순간 바꿔 버리는 능력도 더욱 좋아졌다.

수비 능력에 충실하게……

하지만 그가 공격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괜찮으나 공격 일선까지 침투해 수비를 흔들어 놓는 것은 위험한 장면이다. 그가 뛰어든 자리는 상대의 역습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 할만 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침투는 반대로 보면 밀집수비 파괴를 공격 일선에서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시리아의 밀집수비에 외곽에서 좌우로 볼을 돌리며 시원스러운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한 장면이 그렇다.

한 예로 김남일의 활용을 통한 공격 전개는 소속팀인 수원에서도 비슷한 그림을 보여주었다. 백지훈과 이관우의 영입 전 전기리그와 컵대회에서 수원의 공격 형태는 측면의 단순한 가로지르기를 통한 원톱의 머리에 맞추는 것 이었다.

상대가 수비진영에서 나오지 않으며 밀집해 있으면 역시 볼 전개는 외곽으로 돌아야 했고 그가 뛰어 들어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전진은 대량 실점의 경기 여러 번 만들며 최악의 성적을 내는데 일조했다.

그런 현재, 베어백과 같은 4-3-3을 활용하는 차범근 감독의 4-3-3은 김남일의 본래 역할인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이 충실히 수행되면서 어느 정도 전력의 안정을 가져 온 것은 물론 실리 축구를 통해 실점을 최소화 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남일의 수비 능력이 크게 받쳐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백지훈, 이관우가 영입 되고 그의 역할이 한결 수월해 지면서 이따금 어려운 상황에서 전방으로 찌르는 전진 패스 좋은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도 수원의 경기력 향상과 더불어 후기리그 선두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수비에 전념 하며 가끔 넓은 시야로 한 번의 공격적인 전진 패스로 공격라인이 스스로 해결 지을 수 있는 찬스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을 때 우리의 경기력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앞으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박지성이 부상 회복해 미드필드의 제 기능이 되살아나면 김남일의 능력을 베어백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지 지켜 볼 일이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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