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31 10:22 / 기사수정 2010.05.31 10:22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롯데 홍성흔은 'No Fear'의 진정한 표본이다.
홍성흔의 지난 한 주는 정말 뜨거웠다. 지난 30일 문학 SK전에서 아쉽게 6경기 연속 홈런에 실패했지만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지난주 '전 경기 멀티 히트 및 타점'을 완성했다. 타율을 한 주 만에 0.314에서 0.345로 무려 3푼 1리를 올렸다. 연일 전해지는 총 59개의 '경이적인' 타점 페이스는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재도약
홍성흔은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타율 0.243에 그쳤다. 그러나 4월을 마친 후의 성적은 타율 0.371 5홈런 34타점이었다. 첫 번째 슬럼프를 이겨낸 것이다. 그리고 5월 초부터 다시 하락세를 탔다. 파워 스윙으로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배트 그립의 위치를 약간 위로 교정한 것이 배트 헤드가 약간 퍼져나오면서 빠른 볼에 대처하지 못했다. 한 때 3할 7푼 대를 넘나들었던 타율은 어느새 3할 1푼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1일 사직 삼성전에서 회복 기미를 보였다.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정확한 타이밍을 가져간 타구가 중전안타가 됐다. 그 안타가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후 연속 2경기가 취소되면서 타격 폼을 재점검했다. 자신도 모르게 약간 좁아졌던 스탠스를 다시 약간 넓혔고, 팔로우 스로우를 확실하게 가져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배트 헤드가 크게 돌아 나오는 현상도 교정했다.
그 결과가 지난 한 주의 '슈퍼 위크'였다. 두산과의 홈 3연전, SK와의 원정 3연전에서 22타수 13안타 타율 0.591 6홈런 13타점의 신들린 방망이를 휘둘렀다. 더 이상 5월 초반 주춤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몸쪽, 바깥쪽을 자유자재로 밀고 당겼다.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둘렀지만 타격 시 팔꿈치는 끝까지 겨드랑이에 붙어있어서 공을 끝까지 볼 수 있었다. 시종일관 풀 스윙을 했지만 지난 한 주 삼진을 단 2개만 당했던 이유다. 이제 장거리 타자 변신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모양새다.
고비를 넘긴 원동력은 No Fear
으레 바뀐 타격 폼으로 잘 나가다가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은 예전의 폼으로 되돌아가려는 습성이 있다. 아무래도 예전에 자신이 잘 맞던 폼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예전의 폼으로 되돌아가는 타자들은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해도 바뀐 타격 폼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던 장점을 고스란히 잃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근본적으로 타자가 타격 폼을 수정하는 이유는 과거 타격 폼의 장점을 잃는다고 해도 그것을 뛰어넘는 더 나은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될 것이라는 확신 없이 절대로 타격 폼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타자가 그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예전의 폼으로 되돌아간다. 즉, 타격 폼을 바꾼다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데, 바뀐 폼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슬럼프로 인해 혼선을 겪자 그 과정을 이기지 못하고 예전의 장점만을 보유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그런 타자들은 결국, '변화'와 '도전'에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홍성흔은 그 과정을 이겨내고 있다. 컨택트에 집중하다가 파워스윙을 하는 타자로 변신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도중에 두 번이나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예전의 컨택트 형 타자로 되돌아가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타격 폼을 기어코 자신의 신체에 정착시키고 있다.
물론 변화를 시도하다가 예전의 타격 폼으로 되돌아가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타자들도 많다. 그것 또한 자신을 옳게 파악했다면 비판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변화'와 '도전'이야 말로 프로 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침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선수들에게 항상 주문하는 'No Fear' 정신이 수반돼야 하는 것이다.
홍성흔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또 다시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홍성흔은 슬럼프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무시무시한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홍성흔은 로이스터 감독이 강조하는 진정한 'No Fear'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
[사진= 홍성흔(왼쪽)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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