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27 05:51 / 기사수정 2010.05.27 05:51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진짜 '지키는 야구'다.
삼성은 지난 26일 대구 SK전에서 2대 1의 짜릿한 승리를 챙기며 3연승을 거뒀다. 이번 주 SK-두산으로 이어지는 힘겨운 일정에서 뜻밖의 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숨은 원동력은 실로 오랜만에 가동된 '지키는 야구'였다. 26일 권혁-권오준-정현욱-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진은 5이닝 동안 퍼팩트 투구로 팀의 3연승을 지켜냈다.
지난 시즌 후유증 끝
권혁과 정현욱은 지난 시즌 확실히 무리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삼성 4~5선발 진의 연쇄붕괴와 나란히 어깨 통증을 앓았던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오승환의 조기 시즌 아웃으로 인해 시즌 중반부터 구원진뿐 아니라 팀 마운드 전체를 이끌었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필연적인 후유증이 동반됐다. 두 선수는 당연히 스프링캠프 때부터 페이스가 늦었고, 정규시즌 초반을 시범경기처럼 치를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볼의 위력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특유의 돌 직구를 팍팍 꽂아 넣으며 타자의 기를 죽이고 있다. 특히 두 선수는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과 26일 대구 SK전의 1점차 승리를 연이어 지켜냈다.
권혁은 올 시즌 1개의 홀드와 2개의 세이브에 그치고 있지만 1.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대구 SK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2이닝을 소화했으며 13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0.125다. 좌타자에게 허용했던 피안타율도 0.125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0.273이지만 그 당시 Leverage Index는 0.98이었으며 승계주자 실점은 2점뿐이었다. 현재 가끔 구사하는 포크볼의 비율을 상황에 따라 높인다면 더 좋은 승부가 가능할 것이다.
정현욱은 올 시즌 등판 시 Leverage Index가 1.05다. 팀 구원진 중 안지만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다. 3개의 홀드와 4개의 세이브를 곁들이고 있다. 1.77의 평균자책점, 0.219의 피안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난조를 보였으나 최근 많이 회복됐다.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세 번째 홀드를 기록한 데 이어 26일 대구 SK전에서는 승리투수가 됐다. 5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도 이어갔다.
부상 악몽 끝
안지만과 권오준은 지난 시즌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안지만은 지난 시즌 6월 초 어깨 통증으로 자진강판을 한 이후 종적을 감췄으며, 권오준은 08년 가을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일찌감치 올 시즌을 목표로 재활을 하고 있었다. 사실 선동렬 감독은 지난 시즌 끝까지 성적에 욕심을 냈다면 두 선수의 재활 스케줄을 앞당겨 시즌 막판에 복귀를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먼 미래를 보고 두 선수를 아꼈다. 그 결과 올 시즌 두 선수는 좋은 성적으로 팀에 보답하고 있다. 권혁과 정현욱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던 4월에는 두 선수가 삼성의 불펜을 이끌었다. 마무리 오승환의 공백도 사실상 두 선수의 몫이나 다름없었다. 두 선수 모두 5월 초반에는 약간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컨디션을 부쩍 끌어올리고 있다.
안지만은 시즌 초반부터 계속해서 불펜의 대들보 노릇을 하고 있다. 5월 초 4경기 연속 실점을 하며 흔들렸지만 최근 8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을 하며 다시 살아났다. 현재 구위는 네 선수 중 가장 좋다. 1.35의 등판 시 Leverage Index가 팀 구원 투수 가운데 가장 높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3.73의 평균자책점이지만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9로 믿음직스럽다. 구원승만 5개를 얻었으며, 26일 대구 SK전에서는 시즌 첫 세이브도 챙겼다. 2개의 홀드도 곁들이고 있다
권오준은 올 시즌 17.1이닝 2.60의 평균자책점과 2홀드 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고 있지만, 팀에서 희귀한 사이드암 투수인 것을 십분 활용해 타자들의 눈을 흐리고 있다. 피안타율이 우타자에게 0.327이지만 좌타자에게 0.188이다. 좌타자에게 강한 사이드암인 셈이다. 26일 대구 SK전에서도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올 시즌 등판 시 Leverage Index가 0.66에 그치고 있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더 중요한 상황에 많이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네 선수의 정상회복 덕에 어느새 삼성 불펜은 팀 구원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리그 2위로 뛰어올랐다. 이제 삼성 마운드의 최대 과제는 '애물단지'인 선발진의 부활과 마무리 오승환의 '건강한' 복귀다. 그것이 이뤄진다면, 네 선수의 이닝 부담이 줄어들면서 탄력적인 마운드 운용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그때 KKJA 불펜진은 타자에게 쉽게 공략당하지 않는 철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안지만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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