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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성병숙, #IMF 남편 빚 #성우 #소유진♥ #할머니 역할 [종합]

기사입력 2019.10.15 09:33 / 기사수정 2019.10.15 09: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침마당' 성병숙이 진솔한 입담을 털어놓았다.

15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에는 배우 성병숙이 출연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정말 귀여우시다"라고 말했다. 이정민 아나운서는 "너무 어려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학래는 "얼굴이 자연스럽게 익어가서 지금도 자연스럽고 어디나 다 잘 어울린다. 이렇게 예쁜 할머니 있으면 나와보라. 과일이 철을 따라 익어가듯 하다"며 칭찬했다.

이정민 아나운서는 "맑고 고운 목소리가 이유 중에 하나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성우이기도 한 성병숙은 "사람이 제일 안 늙는 게 목소리라고 한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게 목소리다. 가끔 택시를 타면 조용히 있으면 잘 모르는데 '어디까지 갈까요'라고 말하면 돌아보면서 안다. 목소리가 많이 각인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병숙은 '아침마당'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지 않나. '아침마당'은 잊지 못할 프로그램이다. 4, 5년 정도를 금요일마다 모자를 쓰고 사연 있는 분들이 나왔다. 그때 그분의 환경이나 마음을 대변해 얘기해주는 코너에 아침마다 늘 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성병숙은 " 개인적으로 사연이 있었다. IMF 직후에 농담 삼아 왕비에서 시녀로 됐다고 한다. 집도 없고 거리에 나앉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침마당'이 생방송인데 빚쟁이들이 보고 KBS에 총알 같이 와서 스튜디오 밖에 있었다. 난 밖에서 기다리는지도 모르고 같이 울고 웃고 방송했다. 그때 담당 PD들이 전부 그분들을 붙들어놓고 '어디 도망가는 사람 아니라고, 시간을 달라'고 설득해줬다. 나중에 얘기를 들었다. 감사함이 아직도 있다. 빚 갚으러 왔다"라며 인연을 밝혔다.

빚이 정리됐냐는 질문에는 "남편이 진 빚이었다. 아버지가 누워있었는데 사람들이 아파트 밖에 있어 경찰에 전화했다. 3분 만에 오더라. 그분들에게 하는 말이 '남편이 빚을 졌는데 아내는 의무가 없다. 더군다나 집에 환자가 있으니 다시는 오지 말라고, 또 오면 1분 만에 올 것'이라고 얘기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성병숙은 방송 일을 시작한 때를 되돌아봤다. 성병숙은 "내가 끼가 있고 좋아하는지 몰랐다. 대학교 입학식에서 극회실을 찾았다. 문을 여니 선배들이 바둑을 두더라. 동아리에 들어가려고 왔다고 하니 웃으면서 그건 모집할 때 오는 거라고, 왜 빨리 왔냐고 하더라. 인사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학번과 이름을 써놓고 가라며 '넌 당연히 합격'이라고 했다. 극회에 들어갔다. 학교 방송국도 들어갔다. 두 동아리로 대학 4년을 보냈다"라고 이야기했다.

성병숙은 "나서서 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앨범을 들춰보니 성극도 하고 시낭송도 하고 영어 연극 '작은아씨들'도 고등학교 때 했더라. 기회가 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그 당시에는 연극 활동을 이해 못 했다. 아버지가 공무원인데 내가 매일 연습하고 늦으니 노발대발하며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우리집과 같은 방향에 사는 선배가 아버지에게 와서 무릎을 꿇고 이번 공연 내내 연습 끝나고 데려다 주고 공연 끝날 때까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아버지에게 이번 공연만 허락받았다 그게 '대머리 여가수'다"라고 회상했다.

성우를 먼저 시작한 계기도 언급했다. 그는 "성우로 들어갔다. 인생이 내 의지대로 안 된다. 아버지가 겨울방학 때 잠깐 아르바이트하라고 해 잡지사에 갔다. 기자가 어느날 원서 하나를 가져다줬다. 성우 원서였다. 어울릴 것 같다고 쓰라고 해서 썼다. 그분이 내줬고 1차에 붙었다. 엉겁결에 성우 시험을 봤다. 그때는 아나운서나 스튜어디스가 제일 잘나갔다. 둘다 생각했는데 성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DJ, 쇼프로그램 MC를 거쳐 드라마까지 진출했다. 성병숙은 "드라마 할 줄은 몰랐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를 하는데 캐스팅하는 분이 왔다. 영화 할 생각이 없냐고 해서 기회가 되면 하겠다 했는데 '해운대' 섭외가 왔다. 신발 할머니, 김인권 엄마였다. 첫 영화였다. 그걸 본 SBS PD가 '미남이시네요'의 원장 수녀로 쓰고 김인권은 매니저로 캐스팅했다. 그렇게 TV를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후 '별에서 온 그대', '미생', '시크릿가든', '아이가 다섯'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박해진, 임시완 등 아들 복이 많다"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아이가 다섯'으로 TV에서 할머니 역을 처음 했다. 거의 한 달을 고민했다. 엄마 역만 했지 할머니 역은 안 했다. 주위에서는 벌써 할머니로 시작하면 할머니로 풀린다고 자제하라더라. 스스로는 브라운관은 보이는 건데 내가 할머니로 보일까 고민하면서 자제했다. 작가와 통화했다. 쌀 한 봉지가 필요한 때였다. 출연료를 거부한다는 게 입에서 도저히 안 나오더라. 이걸 거부하는 건 용납이 안 됐다. 양심적으로 내가 할머니 역을 어떻게 하냐. 실패하면 TV 출연은 끝이라는 부담감이 굉장했다. 작가가 할머니 역이 자신 없으면 이모로 해주겠다고 했다. 일단 출연료는 벌어놓은 거다. 리딩 때 해볼 테니 보고 판단해달라고 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리딩이 끝나고 작가가 '내게 할머니 역할 해도 되겠는데요'라고 했다. 너무 감사하다. 소유진이 내 손녀로 나왔는데 케미가 너무 좋았다. 유진이를 너무 사랑한다. 지금도 소유진을 만나면 이름만 들어도 반갑다. 좋은 결말을 내고 그 이후에 계속 할머니 역할이 들어왔다"며 미소 지었다.

성병숙은 촬영장에 늘 먼저 가 있고 후배들의 스케줄을 다 맞춰주며 배려한다.

성병숙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늙은 부부 이야기'를 할 때 선배가 그렇게 하더라. 흉내 내면서 살자 했다. 그런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 "며 겸손하게 말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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