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25 04:04 / 기사수정 2010.05.25 04:04
24일 저녁, 한일전이 열린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는 경기 시작 4-5시간 전부터 많은 관중들이 주변을 찾아 높은 열기를 실감했다. 경기장 주변에 위치한 지하철 역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차 몇분씩 기다려야 출구를 나가는 어려움도 겪을 정도였다. 이미 모든 관중석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질 만큼 대표팀의 부진에도 남아공월드컵에서 선전을 기원하는 일본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줄을 이었다. 저마다 일본 축구의 상징인 파란색 유니폼과 머플러를 온 몸에 두르고, 일본축구협회 공식스폰서인 기업들의 홍보 체험관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즐기는 등 월드컵 분위기가 서서히 풍기는 듯 했다.
경기장 내에서도 대단했다. 응원단 '울트라 니폰'의 응원을 중심으로 5만 7천 여 관중들은 큰 소리로 일본 축구의 선전을 바라며 압도적인 응원을 펼쳤다. 대표팀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팬들이 남겨 만든 대형 일장기가 첫 선을 보였고, 경기장 입구 주변에 대형 통천을 만들어 팬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팬들이 손수 자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려 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 축구는 최정예 멤버를 갖추고도 전혀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한국에 또다시 0-2로 패배, 팬들이 해야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박지성, 박주영 등이 경기 시작과 종반에 나란히 골을 넣을 때마다 일본 팬들은 탄식을 자아냈고, 한동안 정적이 유지될 만큼 분위기는 무겁기만 했다. 결국 경기 후 열린 출정식을 앞두고 선수들은 멍하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고, '축제분위기'는 출정식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내 기자들조차 출정식에 대한 관심보다 선전을 펼친 한국 선수들에 관심을 가졌고, '오카다 재팬'이 미래가 없다며 비난의 대상으로 또 한 번 경험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경기 패배로 많은 것을 잃은 일본 축구가 됐던 셈이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과 다르게 사상 최대 시련을 겪고 있는 일본 축구. 현실을 직시하고, 월드컵에서 팬들의 진정한 신뢰를 받으며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전을 앞두고 경기장 주변에서 일본 축구팬듶이 응원 준비를 하고 있다 (C)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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