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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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성 영입 전자랜드, 상위권 도약 가능한가

기사입력 2010.05.20 23:50 / 기사수정 2010.05.20 23:5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인천 전자랜드가 10~11시즌 재도약에 나선다.

KBL은 지난 20일 오후 6시 FA 영입 의향서 접수가 마감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FA 시장에 나온 17명의 선수 중 10명이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사실 일찌감치 부산 KT가 재계약을 완전히 포기했던 신기성은 보상 선수와 보상금액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FA 최대 '블루칩'이었다.

KBL 규약상 타구단 출신 FA 선수에게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구단 중 최고액수를 제시한 구단과 그 FA 선수는 의무적으로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 결과 신기성은 대구 오리온스, 창원 LG, 원주 동부의 영입 제안을 뒤로하고, 연봉 4억 4천6백만 원을 제시한 인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포인트가드 숙원 풀까

전자랜드가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기성을 영입한 이유는 포인트가드 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전자랜드는 과거 대우 제우스, SK 빅스 시절부터 확실한 포인트가드가 없었다. 06~07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수준급 포인트가드 황성인을 영입했으나 지난 4시즌 동안 황성인은 점점 퇴보하는 기량을 보이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과거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정재호, 박성진 등을 뽑았으나 그들 또한 슈팅가드로서 볼 배급에는 미숙한 선수들이었다. 전자랜드의 포인트가드 부재는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 성적과 괘를 함께해왔다.

당연히 매년 전자랜드는 그간 팀에 넘쳐났던 슈팅가드가 아니라 전통적인 의미의 ‘정통 포인트가드’ 영입을 원했다. 신기성은 슈팅가드에 가까운 포인트가드라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어시스트 패스 능력이 눈에 띄게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앞 선에서 경기의 흐름을 조율하는 능력은 황성인보다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자랜드는 그의 과거 원주 TG 시절과 비슷한 모습이다. 전자랜드의 에이스는 서장훈이다. 게다가 차기 시즌에는 확실한 외곽 공격을 책임질 혼혈 선수 문태종도 가세한다. 외국인 선수는 궂은일에 능한 빅맨과 공수를 겸한 포워드가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부산 KT와는 상반되는 팀 컬러가 될 전망이다. 신기성은 원주 TG 시절의 영화를 떠올리며 부산 KT 시절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다행히 신기성은 새 팀 적응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원주 동부, 부산 KT 시절, 각각의 팀 컬러에 맞는 리딩을 곧잘 했기 때문이다. 원주 TG 시절에는 김주성의 성장에 누구보다도 큰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빅맨 중심의 농구를 잘 소화했다. 득점 욕심이 강했던 외국인 포워드들도 하나로 잘 묶어냈다. 또한, 부산 KT 시절에는 스타는 없었지만 모든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냈고, 특유의 무빙 오펜스를 이끄는 데 무리가 없었다. 정영삼, 박성진, 황성인 등과 함께 그의 가세로 차기 시즌 전자랜드의 백코트 라인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도약은 장담할 수 없을 듯

신기성 효과로 인해 갑작스럽게 전자랜드가 180도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포인트가드 부재로 인한 꽉 막힌 볼 배급, 그로 인한 단조로운 공격루트는 전자랜드의 최대 난제였다. 실제로 빠른 농구와 빅맨 중심의 농구에 두루 능한 신기성은 이런 부분을 상당수 해소할 적임자다. 그는 직접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격능력도 갖추고 있어 차기 시즌 전자랜드의 공격옵션은 무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포인트 가드의 부재와 함께 전통적으로 인사이드의 수비 조직력이 약한 팀이었다. 그래서 늘 제공권 부재에 시달렸다. 앞선의 수비도 조직적이기보다는 거칠게 몰아붙이는 성격이 강했다. 개인기가 좋은 빅맨과 가드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신기성이 영입됐다고 이런 부분까지 모두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거 06~07시즌 전자랜드는 FA로 김성철, 트레이드로 황성인과 조우현을 영입했던바 있다. 그러나 성적은 9위에 그쳤다. 이후에도 6강 진출은 서장훈이 영입됐던 지난 08~09시즌 단, 한번뿐이었다. 황성인이 확실한 1번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기도 했으나 새롭게 영입한 묵직한 스타급 선수들이 대부분 공격일변도에 치우쳐 궂은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이름 값있는 선수들의 영입이 전자랜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자랜드는 신기성을 영입해 분명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신기성이 전자랜드의 모든 약점을 보완하기엔 전자랜드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은 결코 적지 않다. 전자랜드가 신기성의 영입을 통해 체질개선의 장을 열어나갈 것인지, 과거의 실패를 답습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부산 KT 시절의 신기성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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