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20 13:27 / 기사수정 2010.05.20 13:27
[엑스포츠뉴스=소공동 롯데호텔, 김경주 기자]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으로 사퇴를 결정했다.
2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 차범근 감독은 사퇴를 발표했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승 (1무 7패)를 기록하며 부진에 허덕였다. 이에 차범근 감독은 9라운드 강원전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자진 사퇴를 언급했었다.
그러나 수원 구단은 이를 부인했었고, 차범근 감독은 팀을 이끌었다.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게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차범근 감독은 먼저 에콰도르전이 신구조화를 이뤄 승리를 거둔 단비 같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표팀이 월드컵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K-리그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말로 사임에 대해 넌지시 운을 띄우기도 했다.
여러 가지 정황 탓으로 오는 6월 6일까지 팀을 맡게 되는 차범근 감독은 "습관적으로 타성에 젖어서 팀을 지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퇴의 이유에 대해 밝혔다.
선수들과 뛰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차범근 감독은 "계속 끌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무책임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즌 중에 쉬겠다고 하는 것이 더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며 역력히 고심한 흔적을 드러냈다.
차범근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집중력이 떨어져 있고 지쳐있다"고 자주 언급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었는지에 대해 단적으로 보여줬다.
남아공 월드컵 중계에 관해서는 "너무 지쳐서 그럴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범근 감독은 6년 반 동안 이끌었던 수원 선수들에 대한 애정도 아낌없이 드러냈다. 수원 선수들의 능력을 신뢰한다고 말한 차범근 감독은 "4년 전 더 어려운 상황에 빠졌었다. 그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후기리그 우승을 거뒀었다. 지금도 6팀이 나가는 플레이오프에 수원이 진출할 수 있고, 우승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원에 대해 평가했다.
다음달 6일까지 수원을 맡는 차범근 감독은 "선수들과 행복한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범근 감독은 "12년간 경기장과 담을 쌓았던 부인도 경기장에 오겠다고 약속해 줘 정말 기쁘다. 너무나도 오랜만의 일이다"라고 말한 뒤 "부족한 내게 분에 넘치는 애정을 보여줬던 회사 임직원에게 감사하다. 구단 식구와 그랑블루에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차범근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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