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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승계주자 실점으로 본 최고의 구원투수

기사입력 2010.05.18 11:09 / 기사수정 2010.05.18 11:09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8개 구단 순위싸움의 키 포인트는 역시 마운드다.
 
올 시즌 들어 다시 한 번 수준급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 막판 박빙의 승부에서는 강력한 구원투수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왜 승계주자 실점인가

구원투수들은 박빙의 상황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무기를 활용해 경기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는 것이 최대 임무다. 그렇다면, 자신이 내보낸 주자와는 별개로 앞선 투수가 남긴 주자를 홈에 허용하지 않는 것이 1차적인 임무다. 어차피 각 팀의 주요 승리 조 구원투수들은 자신의 평균자책점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해도 앞선 투수가 남긴 주자를 홈에 허용하게 되는 순간 팀 분위기 다운의 원흉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원투수들의 승계주자 실점은 구원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의 하나다. 18일 현재 8개 구단 구원투수들이 전임 투수에게 물려받은 주자는 총 734명이었다. 그 중 246명을 홈에 허용해 33.5%의 승계주자 실점률을 나타내고 있다.

18일 현재 승계주자 실점의 최강팀은 KIA다. 시즌 초반의 불펜 난조를 딛고 24.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전임 투수가 남긴 주자가 74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주자가 없을 때 마운드 교체를 많이 했다고 볼 수도 있다. 2~4위를 달리고 있는 LG, SK, 삼성도 26.2%, 28.2%, 28.4%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두산, 넥센, 한화, 롯데는 35.6%, 37.5%, 38.2%, 48.9%로 하위권으로 처져있다.

승계주자를 효과적으로 봉쇄한 구원투수

18일 현재 10이닝 이상 구원으로 출전한 투수는 총 51명. 그 중 단순히 승계주자 실점률로 본 최강 구원투수는 롯데 임경완이다. 7명 중 한 명에게도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KIA 김희걸도 놀랍다. 18명 중 1명만을 홈에 허용, 5.6%에 그치고 있다. 두산 조승수도 12명 중 1명에게 홈을 허용, 8.3%를 기록하고 있다.

7명 중 한 명을 홈에 허용한 LG 마무리 오카모토 신야, 14명 중 2명에게 홈을 허용한 LG 이동현도 좋았다. 둘 다 14.3%. 또한, LG 김기표와 넥센 마정길도 17명 중 3명에게 홈을 허용, 17.7%를 기록했으며 SK 마무리 이승호, 두산 정재훈도 11명 중 2명에게 홈을 허용, 18.2%를 기록했다. KIA의 손영민도 16명 중 3명에게 홈을 허용, 18.8%의 승계주자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LG와 SK의 왼손 원포인트 릴리프 요원 류택현, 가득염도 각각 13명 중 2명, 16명 중 3명에게 홈을 허용, 15.4%, 18.8%로 안정적이었다. 결국, 이 말은 상대적으로 적은 이닝을 소화했던 투수들도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류택현은 4이닝, 가득염은 11.2이닝 소화에 그쳤다. 또한, 위에서 언급된 구원 투수들 중 실제로 대부분의 경기에서 구원 승리 조로 등판했던 투수들 외에 팀 승, 패에 그다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상황에서 등판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는 투수도 더러 있다.

박빙 승부에서 승계주자를 막아낸 구원투수

그래서 등판 시 Leverage index가 높았던 구원투수들 위주로 승계주자 실점을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막아주는 것이 아무래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올 시즌 등판 시 Leverage index가 높았던 구원 투수들 중 승계주자 실점률이 낮았던 대표적인 투수는 LG 마무리 오카모토 신야다. 16이닝 소화, 물려받은 주자 자체가 7명으로 적었지만, 그의 등판 시 Leverage index는 무려 1.79얐다. 그는 그 중 한 명에게 홈을 허용해 14.3%의 승계주자 실점률을 기록하고 있다. 구원 평균자책점도 0.56이다. 올 시즌 그는 세이브 기회가 적었을 뿐,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색이 없다.

11개로 홀드 부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 정재훈도 명불허전이다. 그의 등판 시 Leverage index는 1.59였는데 승계주자 실점률도 18.2%에 불과했다. 25이닝을 소화해 구원 최다 이닝 소화 8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구원 평균자책점은 0.72다. 그가 얼마나 올 시즌 효율적인 구원투수라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나는 대목이다.

KIA 손영민의 분전도 눈에 띈다. 그는 올 시즌 26.2이닝을 소화해 구원 최다 이닝 소화 6위를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Leverage index 또한 1.70이다. 그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18.8%. 그는 올 시즌 홀드 6개에 그치고 있지만 구원 평균 자책점도 3.70으로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알짜배기 구원투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KIA 김희걸도 25.2이닝으로 구원 최다 이닝 소화 7위를 기록하고 있으면서 구원 평균자책점도 3.16으로 괜찮다. 등판 시 Leverage index도 1.40으로 높은 편. 그런데 그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5.6%에 불과했다. 최근 KIA 마운드의 안정세는 손영민과 김희걸의 공이 정말 크다.

이 밖에 SK 마무리 이승호도 29.2이닝으로 구원 최다 이닝 소화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면서 등판 시 Leverage index도 1.34였다. 그의 구원 평균 자책점은 1.21이면서 승계주자 실점률도 18,2%다. 13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걸맞은 효과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승계주자 실점이 구원투수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적은 이닝과 적은 표본, 덜 중요한 상황의 기록은 그만큼 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전임 투수가 남긴 주자를 홈으로 허용하는 빈도가 적은 투수는 그만큼 감독에게 최소한 향후에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투수라는 점에서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 

[사진= 오카모토 신야-정재훈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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