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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 레오나르두의 사임이 아쉬운 이유

기사입력 2010.05.15 11:57 / 기사수정 2010.05.15 11:57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AC 밀란(이하 밀란)의 레오나르두 감독이 사임했다.

15일 새벽(한국시각) 밀란의 부 구단주 아드리아노 갈리아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레오나르두 감독과 팀이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음을 발표하며, 조용히 끝을 맞이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로써 레오나르두는 유벤투스와의 2009/201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마지막 라운드를 끝으로 팀을 떠나게 됐다.

애초 팀의 남미 지역 스카우터에서 얼떨결에 감독으로 부임한 레오나르두는 선수진 구성에 애를 먹었음에도, 리그 3위라는 준수한 기록으로 이번 시즌을 마쳤다. 그럼에도, 투자에 인색하며 불필요한 발언을 일삼는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와의 마찰은 그의 사임을 일으켰다. 게다가 평소 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레오나르두의 성품 때문에 결별 과정에서 아쉬움이 더해졌다.

한편, 레오나르두와 밀란의 결별은 팀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와 알레산드레 파투, 티아구 시우바까지 밀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브라질 출신 선수의 영입은 레오나르두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번 레오나르두와 밀란의 결별로 팀은 리빌딩 과정에서 어려움을 맞게 됐다. 즉, 밀란과 브라질의 연결 고리를 잃은 셈이다.

레오나르두는 선수 시절 밀란 소속으로 4시즌 동안 통산 177경기에 나와 62골을 기록, 밀란 제너레이션 이후 암흑기에 처해있던 팀에게 16번째 스쿠데토 차지의 큰 공헌을 하였다. 다른 브라질 출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발재간을 바탕으로 화려한 플레이를 선사한 그는 온화한 인품과 잡음없는 프로 정신 때문에 밀란 팬들의 사랑을 차지하였다.

은퇴 후에는 자신의 바람대로 밀란에 브라질 축구가 도입되도록 밀란의 브라질 지역 스카우터로 부임, 2003년 여름 상 파울루에서 카카를 데려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07년에는 알레산드레 파투와 2008년에는 티아구 시우바를 밀란에 합류시키며 자신의 팀 구성에 밑그림을 그렸다.

유벤투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밀란은 리그 3위라는 준수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각종 언론사의 설문 조사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축구 전문가들이 이번 시즌을 밀란의 암흑기로 예측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준 것이다.

우선 밀란은 오랜 기간 팀을 이끈 現 첼시 감독 안첼로티를 대신해 감독 경험이 없는 레오나르두를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했었다.

안첼로티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위에 한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며 두 명의 포워드를 기용한다. 안첼로티의 밀란은 안드레아 피를로를 공격의 시발점으로 두면서 클라렌세 셰도르프에게는 공 배급을, 젠나로 가투소에게는 체력을 바탕으로 투쟁심을, 카카에게는 포워드적 임무와 팀의 공격을 지휘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두 번이나 유럽 제패에 성공했던 안첼로티의 후임으로 레오나르두가 결정되자,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레오나르두가 지향한 4-3-3전술은 밀란에게 어울리지 않았으며, 파울로 말디니와 카카가 각각 은퇴와 이적을 하면서 창과 방패를 잃었기 때문에 더욱 불안했다. 게다가 기대를 모은 호나우지뉴의 갱생은 어두워 보였으며, 파투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며 줄곧 부진했다. 팀의 성적 역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레오나르두는 팀원들을 자신의 전술에 알맞게 배치했으며 온화한 성품을 통한 선수단장악으로 밀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8라운드 AS 로마전에서 승리를 하며 어두웠던 라커룸의 분위기를 쇄신한 밀란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3-2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 기적을 연출했다.

게다가 레오나르두의 전술은 호나우지뉴의 갱생과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파투의 재발견을 이끌었다. 또한, 잇따른 부상으로 시즌 후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마르코 보리엘로에 대한 재평가를 가늠하게 했다. 마시모 암브로시니의 적극성과 셰도르프의 창의성, 피를로의 중요성 모두 마찬가지였다.

끝으로 레오나르두는 이탈리아 언론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 이별을 할 때가 왔다. 지난 13년간 밀란 생활을 기억 속에서 지울 수는 없지만, 더 이상 그들의 일원으로 일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비록 레오나르두는 팀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이 자리 잡을 것이다.

[사진=결별이 아쉬운 레오나르두 ⓒ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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