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채정연 기자] 쉽지 않았던 데뷔 첫 해. 그러나 KT 위즈 손동현이 시즌 막판 선발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내년 시즌 KT 대표 영건으로 발돋움할 꿈을 꾸고 있다.
구원에서 선발로 보직을 옮긴 손동현이 KT를 흐뭇하게 했다. 16일 LG전 4이닝 1실점, 24일 SK전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제 몫을 해냈다. 이강철 감독은 "손동현이 변화구를 더 다듬으면 선발감이다. SK전처럼 내년에 던져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SK전은 손동현에게도 의미가 있었다. 그는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을 다 해봤다. 특히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연습했지만, 결과를 내야한다는 생각에 자주 활용하지 못했던 구종이었다. 손동현은 "(체인지업의) 완성도는 50%라고 생각한다. 내년에 더 완벽하게 구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빠른 2001년생으로 올해 KT 유니폼을 입은 손동현은 신인답지 않은 씩씩한 투구로 잠시 마무리 보직을 맡기도 했다. 끝내기를 맞아도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로 KT의 미래 필승조 자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1군의 벽을 실감했고 결국 6월 11일 SK전을 치른 후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을 평가해달라는 말에 손동현은 "아쉽다"며 웃었다. '신인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말에 그는 "신인이고 그런 것 없이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아마추어 때는 겪은 적 없던 매일의 대기와 컨디션 관리는 쉽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며 밸런스도 무너졌고 결국 2군으로 향했다.
원치 않았던 2군행이었으나 손동현은 마음을 다잡았다.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며 초반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잠시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는 "2군을 처음 경험했는데 그동안 마음가짐이 바뀌었다. 생각보다 쉽게 1군에 진입해 안일하게 생각한 점도 있는 것 같다"며 반성했다. 잘 던졌을 때의 영상을 보며 다시 엔트리에 등록될 때까지 재정비에 힘을 쏟았다.
올해는 스윙맨이었지만, 다음 시즌은 선발 자원으로 기대 받고 있다. KT의 마운드는 올 시즌 선수마다 명확한 포지션을 갖고 성장을 이뤘다. 손동현은 "비록 주축은 아닐지언정, 강한 KT 투수진의 일원이어서 뿌듯하다"며 어깨를 폈다. 남은 것은 다음 시즌 핵심 전력으로의 도약이다. 그는 "선발이 된다면 정규이닝을 채우는 것이 내년 목표"라며 "팬들에게 '손동현이 나오면 이긴다'는 인식을 심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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