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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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신은 수원을 향해 웃었다.

기사입력 2006.08.02 15:23 / 기사수정 2006.08.02 15:23

이성필 기자



오랜 징크스를 안기고 있는 팀에게는 어떠한 전술로 다가서도 깨기 어려움을 보여준 경기였다.

1일 저녁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16강 수원-대전의 경기는 이싸빅과 공오균이 각각 헤딩골을 기록하며 1-1로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돌입, 4-2 수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수원에는 그동안 리그에서 이어져 온 12경기 무승 징크스(7무 5패)를 FA컵을 통해 깰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 준 경기였다. 이날 승부차기 승리로 수원은 9월 9일 후기리그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확실히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되었다.

수비축구도 재미있음을 보여 준 경기!

경기는 신흥 라이벌 팀답게 끈끈했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2경기(두 번 모두 0-0 무승부 기록)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수원이 줄기차게 여러 방식으로 공격을 하면 대전은 움츠리고 있다 한번에 전방이나 측면으로 찔러 공세를 취하는 이전 경기들에서 보아온 비슷한 경기방식이었다.

곽희주-마토-이싸빅-조원희의 4백과 주승진-민영기-장현규의 3백에 최윤열과 교체된 박충균이 수시로 수비와 미드필드 진영을 오르내리며 방어를 탄탄히 한 양 팀의 수비력은 이날 경기가 쉽게 골이 나지 않을 것임을 충분히 예견하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는 미드필더들의 공간장악 능력과 전방의 결정력이 어떻게 될 것 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됐다. 그런 점에서 수원은 대전의 두터운 수비에를 깨기 위해 중거리 슈팅으로 해답을 찾고자 했다. 전반 4분과 6분 김남일과 조원희가 각각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시발점이었다.

하지만, 대전의 수비와 미드필더들은 쉽게 전방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서 수원의 볼 소유는 더욱 높아졌다. 그럼에도, 두터운 대전의 수비는 여전히 난제였고 그에 따른 다른 해답은 세트피스였다.

24분 대전의 왼쪽 사이드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관우가 찬 것이 마토의 머리에 맞고 골로 연결되었지만 적절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한 대전의 수비가 빗나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오프사이드로 판정나기는 했으나 수원의 세트피스는 확실히 달라진 듯했다. 이관우가 전담 키커가 되면서 더욱 위력이 강해졌고 이날 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방법의 수원 VS 변칙 전술의 대전

대전은 긴 패스를 통한 공격 시도로 수원을 괴롭혔다. 특히 전방의 정성훈은 마토를 제치고 슈팅 한 것이 아쉽게 골대 옆으로 스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수원이 신영록을 빼고 김대의를 투입하면서 긴 패스는 쉽게 나오지 못했다. 김대의의 활동력을 감싸기에 바쁜 대전의 수비가 전방을 잠시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반 들어 대전은 ‘최신기종’ 배기종이 곽희주의 왼쪽을 여러 차례 뚫으면서 해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배기종은 제2의 이관우가 연상될 정도로 미드필드에서부터 전방의 모든 영역을 소화하며 공격의 연결을 도맡아 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두 번의 코너킥을 만들었다. 그리고 후반 36분 수원의 오른쪽 코너에서 김용태가 킥 한 것이 골대 앞쪽에서 공오균이 절묘하게 헤딩으로 꺾으며 골이 되었다. 공오균의 세리머니를 보며 수원 팬들은 징크스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떠올리기 시작했고 ‘주장’ 김남일은 물병을 거둬 차버렸다.

실점한 수원은 토너먼트라는 단기 승부를 감안, 곧바로 장신의 서동현을 투입해 미드필더를 생략한 전방 크로스로 골을 노렸고 이것은 코너킥을 유도해 내었다.

후반 39분 대전의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송종국이 찬 것이 자신을 마크하던 주승진 보다 높이 떠오른 이싸빅의 머리에 맞고 들어가면서 1-1 동점이 되었다. 이후 그는 북쪽 관중석으로 전력 질주해 서포터 ‘그랑블루’를 향해 두 손을 들어올렸다.

승부차기로 돌입 한 양 팀의 명함은 수원의 박호진에 의해 갈렸다. 박호진은 첫 번째 주자로 나온 슈바의 방향을 잡았으나 손을 살짝 맞으며 들어갔다. 하지만, 임영주의 킥은 그의 손에 걸렸고 장현규는 크로스바에 입맞춤했다.

이로써 FA컵 8강에 진출한 수원의 다음 상대는 오는 4일에 추첨에 의해 가려진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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