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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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타자들, 2% 부족한 '첨병 본능'

기사입력 2010.04.27 05:00 / 기사수정 2010.04.27 05:00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인턴기자] 리그를 지배하는 톱 타자가 사라졌다.

올 시즌은 스트라이크 존 변경 등 규칙변경으로 타자들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타고 투저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던 각 팀 톱 타자들이 대체로 부진한 모습이다. 

27일 현재 타격 10걸에 들어있는 각 팀 톱 타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기본 임무인 출루율도 4할을 채우고 있는 선수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일부 팀에서는 톱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이 겹쳐 감독들이 매 경기 톱 타자를 선정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 부족함을 채워라

지난 시즌 타율 0.350으로 최근 3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던 SK 부동의 톱타자 정근우의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다. 타율 0.280, 출루율 0.362를 기록하고 있지만 타점 6개, 득점 11개에 머물러 있다. 최근 들어 토털 야구의 본능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SK 특유의 팀 컬러 때문에 부진이 도드라지지 않을 뿐이다. 타석과 루상에서 투수를 괴롭히는 맛이 지난해만 못하다. 정근우 특유의 치고 흔드는 '첨병 본능'은 김성근 감독이 바라고 있는 완벽한 팀 구성의 마지막 '퍼즐'이다.

'슈퍼소닉' LG 이대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타율 0.280, 출루율 0.372로 8개 구단 주전 톱 타자 가운데 정근우와 함께 가장 성적이 좋고 팀 내 '빅5' 중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바뀐 타격 폼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서용빈 타격 코치의 지도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몸의 중심을 뒤로 놓고 치는 폼을 꾸준히 훈련하고 있지만 실전에서는 여전히 예전 모습이 언뜻언뜻 드러나고 있다. 물론 주 전공인 도루는 15개를 기록하며 빠른 발만큼은 분명히 살아있다.

방망이야, '조금만 더' 

롯데 김주찬은 최근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즌 타율 0.272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5경기는 0.136이다. 조성환, 박기혁 등 내야진이 줄 부상을 당했고, 하위타순이 1할 대 빈타에 허덕이는 롯데 타선을 바로잡아줄 톱 타자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스를 13번 훔쳤지만 정작 출루율은 0.309로 톱 타자로써 낙제점이다. 롯데는 중심 타선의 화력이 리그 최강 인만큼, 그가 톱 타자로서 좀 더 출루에 많은 신경을 써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삼성 이영욱은 올 시즌 처음으로 사자군단의 돌격대장을 맡았다. 기록상으로는 타율 0.280, 0.379의 출루율, 18개의 득점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장타율은 0.440으로 수준급이다. 그러나 아직 스윙이 거칠다. 삼진을 27개나 당했다.

톱 타자의 부담을 버리지 못한 채 서두르다가 당한 결과다. 그래서 1번보다는 8,9번에 배치됐을 때 오히려 펄펄 난다. 아직 완벽하게 톱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부상과 부진, 톱 타자 아닌 '1번 타자'

'종박' 두산 이종욱은 최근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득점권 타율 0.579로 14개의 타점을 챙겼지만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왼 손목을 삐끗 한 이후 24,25일 연속으로 선발 출장을 하지 못했다.

이종욱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지난 11일 잠실 LG 전에서 수비 때 얼굴을 다치는 등 부상 악령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74, 출루율 0.376, 13득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도루는 6개에 그치면서 톱 타자로서의 본 궤도에는 오르지 못한 상태다.

한화의 지난 시즌 톱 타자 강동우는 지난 시즌 감격의 3할을 맛본 이후 힘차게 올 시즌을 시작했으나 타율 0.185, 출루율 0.237에 그치면서 지난 20일 대구 삼성전을 끝으로 2군 행 짐을 쌌다. 시즌 개막 이후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톱 타자로 나서고 있는 추승우는 타율 0.273, 출루율 0.368로 준수한 모습이지만 좀 더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관건이다.   

KIA는 톱 타자가 아예 없다. 매 경기 1번 타자가 바뀐다. 특히 국가 대표 1번 타자로 위용을 드러냈던 이용규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스트라이드를 크게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상체를 세우며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한 자세로 변신을 꾀했다.

그러나 타율 0.208, 출루율 0.296, 9득점, 3도루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선발 라인업에서도 심심찮게 제외되고 있다. 가뜩이나 득점 루트가 빈곤한 KIA 타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시즌 전 유력한 톱 타자 감으로 꼽혔던 정수성은 부진 끝에 일찌감치 낙오됐다. 간판타자이자 톱 타자 감인 황재균은 손목 통증으로 이렇다 할 활약조차 하지 못한 채 2군 행 보따리를 싸서 강진으로 내려간 상태다. 클락, 김민우, 장기영 등도 톱 타자로 들어서면 부진하다. 넥센은 창단 이후 계속해서 톱 타자 고민을 하고 있지만 올 시즌에도 해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톱 타자가 살아야 팀 공격의 활기가 돈다. 8개 구단 톱 타자들의 첨병 본능이 살아나길 기대한다. 

[사진=정근우-이영욱-이용규ⓒ SK 와이번즈, 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진성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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