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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포츠계의 대부, 사마란치 前 IOC 위원장 별세

기사입력 2010.04.22 09:58 / 기사수정 2010.04.22 09:5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국제 스포츠계의 큰 별이 졌다. 20세기 후반, 세계 스포츠계를 주름잡으며 '스포츠 대통령'으로서 명성을 날렸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前)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1일(현지시각),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사마란치 전 위원장이 입원해 치료를 받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퀴론 병원 측은 "급성 관상동맥 기능부전으로 인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사마란치 전 위원장이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사마란치 전 위원장이 별세하자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의 뜻을 나타내는 등 전 세계 체육계, 정관계 인사들의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2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사마란치 전 위원장은 스페인 외교관, 체육 관료로 경력을 쌓은 뒤에 1980년, 제7대 IOC 위원장으로 취임하며 국제 체육계에 발을 담그게 됐다. 이후 그는 무려 21년 동안 IOC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세계 스포츠계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 했다.

이 기나긴 기간 동안 사마란치 전 위원장은 순수 아마추어리즘에서 탈피해 IOC의 재정 확대에 큰 공을 세우며 올림픽을 세계 최대 스포츠행사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IOC 선수위원을 도입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설립하는 등 올림픽의 질적이고 균형잡힌 발전에도 나름대로 큰 역할을 다 했다. 하지만, 위원장직 수행 말미에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사상 최악의 뇌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발표한 IOC 위원장이 바로 사마란치였다.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를 한글로 또박또박 정확하게 읽어내며 많은 관중의 박수를 받기도 했던 사마란치 전 위원장은 이후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 등을 실현해 내는데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그는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과도 친분을 유지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21년 동안 IOC 위원장직을 수행한 이후 물러난 뒤에도 사마란치는 IOC 명예 종신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다 하며 진정한 올림픽정신이 무엇인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또한, 1992년, 고향 바르셀로나에서 올림픽이 유치된 데 이어 바르셀로나와 지역적인 감정이 있는 마드리드의 올림픽 유치 활동에도 온 힘을 쏟아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편, 사마란치 전 위원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이건희 IOC 위원 등이 스페인 현지 조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사마란치 회장의 사진을 띄운 IOC 공식 홈페이지 (C) IOC 공식 홈페이지 캡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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