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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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다득점' 삼성, 해결본능 살아나나?

기사입력 2010.04.21 09:06 / 기사수정 2010.04.21 09:06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삼성이 20일 대구 한화 전에서 16점을 따내는 '득점 쇼'로 5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8개 구단 통틀어 단일팀 최다득점이었다. 

야구는 1점을 내든, 16점을 내든 상대팀보다 많은 점수를 올리는 팀이 승리하는 스포츠다.

그러나 삼성이 올 시즌 들어 극심한 해결 능력 부재에 시달렸던 터라 연패를 끊어냈던 경기에서의 '16점'은 결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물론 불안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다.
 
오랜만에 打(타) 打 打!

20일 경기 전까지 삼성은 리그에서 득점권 타율 0.203, 잔루 181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20일 대구 한화전은 달랐다. 삼성은 2회말 채태인과 박한이의 연속안타를 시작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조동찬과 이영욱의 2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진 데 이어 신명철의 2점 홈런, 박한이의 3점 홈런으로 한 이닝에만 9점을 뽑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은 한화의 선발 투수 호세 카페얀을 조기 강판시킨 데 이어 구원투수 박정진, 황재규의 공도 착실히 공략해 7점을 추가하며 대구 팬들에게 올 시즌 처음으로 ‘화끈한 야구’를 선보였다. 


 
선발 라인업에 포진한 선수들 가운데 박진만과 진갑용을 제외한 7명의 타자가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주 5연패 기간 동안 타격 감이 괜찮았던 박한이, 신명철은 홈런포 3방을 합작하며 짜릿한 '손맛'을 봤으며, 이영욱, 최형우, 조동찬도 오랜만에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뿐만 아니다.

채태인은 지난 15일 잠실LG전에서 당한 손목 부상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출장해 멀티히트로 화끈한 복귀신고를 했다. 그리고 교체투입 된 현재윤은 시즌 처음으로 안타로 타점을 올리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깊은 ‘타격 수렁’에 빠져있는 박진만과 강봉규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타격리듬의 긍정적인 변화가 엿보였다.   
 
득점타 갈증 해소?

20일 경기에서 한화투수들은 대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한화 선발투수 호세 카페얀은 배팅 볼을 던지는 듯한 무성의한 투구로 동료의 김을 빼놓았으며. 이후로 등판한 박정진, 황재규 등도 좋은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날 한화 투수들은 사사구를 무려 12개나 허용하며 전반적으로 제구력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집어넣기에 바빴다. 최근 집단 슬럼프기미를 보였던 삼성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16점을 몰아쳤다. 특히 득점권에서는 집중력 있는 타격으로 한화 마운드의 혼을 빼놓았다. 삼성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구가 되지 않은 어이없는 볼에 헛스윙하는 모습이 드물었던 것은 향후 타격 상승세를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어쨌든 5연패 기간 동안 삼성 타선은 주간 타율 0.202를 기록하며 밥상 차리기도 버거운 모습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20일 경기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타자들은 본래 한 경기에서 득점 몰아치기를 하면 갑작스럽게 타격감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어떤 투수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득점권 타석에서 빚 맞더라도 안타를 치면 자신만의 타격 리듬을 되찾을 수 있고, 그 다음 기회에도 부담 없이 방망이를 돌릴 수 있다. 그만큼 타격은 기술적인 면 외에 정신적인 면이 중요하다. 적어도 삼성 타자들에게 20일 한화 전은 득점권 해결능력 부재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삼성 타선의 득점권 해결 능력이 완전히 살아난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타격이라는 것이 업-다운이 있지만 진정한 강 타선은 업-다운의 기복이 드문 ‘꾸준함’을 과시하기 마련이다. 이를 위해 타자들이 찬스 만들기뿐 아니라 적재적소에 팀 배팅과 적시타로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20일과 같은 모습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대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의 기민한 대처를 위한 기술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삼성 선동렬 감독은 "아직 5할 승률 이상이라서 여유가 있다"며 여전히 타자들에게 특타를 지시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득점권 해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특타를 통해 약점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20일 삼성 타선은 안타 14개와 사사구 12개를 묶어 16득점에 성공했으나 8개의 잔루를 남겼다. 대량득점을 하면 으레 잔루도 많이 남기게 되지만 삼성은 20일 경기 전까지 게임당 9.5개의 잔루를 남겼던 팀이다. 아직 삼성 타선의 해결능력 회복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박진만, 강봉규 살아나라

이 와중에 박진만과 강봉규의 방망이는 아직도 '깊은 침묵'중이다. 최근 수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진만은 지난 한 주 16타수 1안타에 그친 데 이어 20일에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하며 최근 6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강봉규는 한 수 더 뜬다. 지난 한 주 19타수 1안타에 그쳤으며, 20일에는 대타로 출장하는 수모를 당하며 역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박진만은 주로 8,9번에 배치돼 상, 하위타순의 연결고리역할을 해야 하며, 주로 6,7번에 배치되는 강봉규는 박석민의 부상 이탈로 때로는 3번 타순에서 중심타선의 견제를 분산해 타선 전체의 윤활유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선수다.
 
특히 두 사람은 좌타자가 주축인 삼성 타선에서 힘 있는 '우타자'로서 매우 중요한 존재다. 오른손 강타자 박석민의 공백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최형우, 채태인, 양준혁에게 집중되는 견제를 이들이 분산해야 하는데 두 사람의 침묵으로 타선의 흐름이 자주 깨진다. 삼성 타선이 기복 없이 물 흐르는 듯한 꾸준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분발이 절실하다. 
 
변수는 남아있다

삼성 타선은 20일 대구 한화 전에서 16점을 올렸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16점을 올렸던 과정을 복기해보며 잘 됐던 점과 잘 되지 않은 점을 차분하게 분석해서 다음 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21일 한화 선발 투수는 무명투수 양승진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낯선 투수의 볼에 고전했던 전례가 있다. 그리고 22일에는 8개 구단 그 어떤 타자들도 껄끄러워 하는 '특급 좌완 에이스' 류현진과 마주치게 된다. 더욱이 21일과 22일에는 비 예보가 있어 불규칙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타자들이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삼성이 과연 '득점권 해결 능력 부재'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자.  

[사진=박한이-강봉규ⓒ엑스포츠뉴스 강운,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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