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강원도 생태경관보전지역인 동강 일대 할미꽃 집단 서식지가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 촬영으로 훼손됐다며 지난 해 문제를 제기했던 환경단체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측이 변질되고 있는 논란의 방향에 대해 정정했다.
앞서 '봉오동 전투'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정선군 동강 유역에서 영화 촬영을 하는 도중 환경 훼손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원주지방환경청과 환경 단체로부터 촬영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을 받고, 다른 지역에서 재촬영을 진행했다.
제작사 더블유픽처스는 환경을 훼손한 혐의로 검찰과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벌금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지난 6월 12일 공식 사과문을 낸 바 있다.
'봉오동 전투'가 7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당시의 문제가 다시 재조명되며 온라인 상에서 회자되고 있다.
'봉오동 전투' 측의 문제를 지적했었던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김금호 사무국장은 이날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제작사 측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환경 훼손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벌어진 지금의 논란은 사실관계가 악의적으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김 사무국장은 "왜곡된 내용 중 하나는, 영화 촬영이 동강 할미꽃을 멸종시켰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 곳은 일반 할미꽃의 서식지이지, 동강할미꽃의 서식지가 아니다"라며 "동강할미꽃과 강변에서 나는 일반 할미꽃은 종류가 다르다. '봉오동 전투'가 촬영된 동강변 할미꽃의 경우는, 일반 할미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할미꽃이라고 하지만, 보존 가치가 없다는 측면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김 사무국장은 "또 이 촬영으로 인해 동강할미꽃의 서식지를 멸종시켰다고 하는데, 멸종이라는 것은 서식지에서 복원 불가능하도록 훼손시켰다는 것 아닌가. 계절적으로 영화가 겨울에 촬영됐기 때문에 지표면에 서식하는 동강변의 할미꽃들의 잎사귀나 줄기가 다 말라있었기에, 얼마만큼 훼손을 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고 완벽한 복원이 어렵다고 한 제작사의 입장은 저희도 인정한다. 멸종이 됐다고 알려지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 영화 촬영을 중지시켰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김 사무국장은 "중지를 시킨 것이 아니라, 시킨게 아니라 금지된 행위에 대한 중지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논란이 불거지고 사과문이 발표된 후, 환경단체와 제작사 더블유픽처스,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 등이 모인 자리에서 영화 촬영과 관련한 윤리강령을 제정해보자는 움직임도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김 사무국장은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 재발방지책을 서로 마련해야 앞으로 건설적인 영화 촬영 현장이 되고, 또 다른 환경 보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작사의 아쉬웠던 대처 방식에는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김 사무국장은 "지금 제기되고 있는 '봉오동 전투'와 관련한 내용의 패턴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영화가 갖고 있는 정치적 혹은 이념적인 측면의 차이를 공격할 목적으로 오히려 환경 훼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환경 훼손 문제에 대해서 제작사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영화를 다른 공격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아보인다"며 "환경을 이런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환경 보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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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