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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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 "직장인들도 첨예한 토론, 그게 '봄밤'의 매력이죠"[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7.18 08:00 / 기사수정 2019.07.18 08:2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MBC 드라마 ‘봄밤’의 말미 이정인(한지민 분)과 결별한 권기석(김준한), 이서인(임성언)과 이혼한 남시훈(이무생)은 서로의 탓을 하는 모습으로 재미를 줬다. 이별 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변화했다면 오히려 비현실적일 텐데 역시나 권기석은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고 하잖아요. 저는 연기하면서 괴로웠거든요. 웃기려는 생각이 없었는데 웃기게 봐주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잖아요. 이렇게까지 바닥으로 떨어졌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자각하는 현자 타임이 온 거예요. 본인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남들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재밌는 것 같아요.”

이정인을 놓아준 권기석은 다른 여자와 소개팅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권기석이 이별을 통해 조금이라도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여운을 내비쳤다.

“뭔가 배운 게 있으면 좋겠는데 과연 그럴지는 미지수죠. 굉장히 고집이 강한 친구여서 자신의 흠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잘못된 점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고 이를 고쳐나가면 정말 훌륭한 거죠. 개인적으로는 잘 맞는 사람을 만나서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각각의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해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권기석을 악역으로 보는 이들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관계가 정리되기 전에 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남자로 연민을 자아내기도 한다. 김준한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밌다”고 했다.

“그래서 현실적인 것 같아요. 살면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잖아요. 칼로 자르듯이 이게 맞다, 저게 맞다 답을 못 내리는 상황이 훨씬 많아요. 마치 그런 상황을 만난 것 같아 저도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평가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에 임했어요. 착한 사람, 나쁜 사람으로 답이 나와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이런 일이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다 정도로 생각했어요.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싶었어요. 다른 의견도 있어 재밌었죠.”

하나의 결론으로 치우치지 않은 대본이 ‘봄밤’의 장점이자 미덕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본을 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다 싶었어요. 만드는 사람은 세상의 어떤 부분을 관찰해 담아내는 거지 규정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개인이 각자의 해석으로 판단하는 거고 그런 판단조차도 하나의 의견이에요. 답은 없죠. 직장인 분들이 점심시간에 ‘기석이가 잘못한 거냐, 나쁜 놈이냐 아니냐’ 얘기를 나눴다더라고요. 첨예한 토론이 이어진다는 걸 들어 재밌었어요.

당장은 각자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싸울 수 있지만 토론을 겪었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거거든요. 논의가 없었다면 생각조차 안 해봤을 텐데 그런 질문들을 던져주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작품이 아닐까 해요.”

김준한은 사실적인 연기로 몰입을 더했다. 안판석 감독이 연기를 잘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줬단다. “(안판석 감독을) 너무 사랑한다”며 고개를 끄떡였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때 전 남친 역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같이 못 하게 됐어요. 이후 기억을 해주시고 연락을 주셨어요. 감독님은 정말 고집이 있으신 것 같아요. 더 놀라운 건 작품의 스타일적인 부분이라든지 이 작품이 가진 의미에 대해 타협하거나 휘둘리지 않는 거예요. 감독님 작품은 딱 감독님 작품 같잖아요. 다른 작품의 어떤 부분을 차용했다는 느낌을 못 받는데 감독님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해서 나오는 개성이 아닐까 해요. 그런 지점에서 존경스럽고 또 하나는 연기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사실 그게 별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쉽지 않거든요. 앵글이나 샷에 욕심을 내면 배우가 연기하면서 집중력을 잃을 수 있으니 그런 환경 자체를 안 만들려고 하셨죠.”

상대역인 한지민, 또 한지민을 두고 삼각관계를 형성한 정해인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한지민 씨는 워낙 베테랑이고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사실은 저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한지민 씨를 보면 너무 톱스타예요. 처음에는 되게 어려웠어요. 역할로는 제가 오빠이지만 실제로는 한 살 누나예요.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해줘 감사해요. (정)해인이와는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장면을 만들어갔어요. 차에서 둘이 있다가 유지호가 이정인의 전화를 받는 신의 경우에는 한방에 롱테이크로 갔어요. 감독님은 거의 원테이크여서 두 번 안가거든요. 엄청 긴 장면이어서 부담될 수 있었는데 해인이와 생각이 다른 부분을 상의하고 맞춰나갔죠.”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후너스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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