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봄밤은 알고 있다. 당신들이 사랑에 빠지리라는 것을.' 벚꽃처럼 찰나의 사랑에 머무르지 않았다. 짧은 봄날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이 해피엔딩을 이뤘다.
11일 MBC 수목드라마 '봄밤'이 종영했다. 유지호(정해인 분)는 유은우(하이안)와 이정인(한지민)의 가족들을 만났다. 이태학(송승환)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신형선(길해연)과 이서인(임성언), 이재인(주민경)은 유지호뿐만 아니라 유은우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이정인도 유지호의 집에 인사하러 갔다. 이정인은 "내가 지호 씨 더 좋아한다. 처음에는 나 만나주지도 않으려고 했다. 더 취하기 전에 이것만 말하겠다. 두 분 걱정 많은 것 알지만 좀 덜 했으면 좋겠다. 서로 배려하면서 예쁘게 지내겠다. 그리고 은우에게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믿음을 심어줬다. 고숙희(김정영)는 눈물을 흘렸다. 유지호는 그런 이정인의 손을 잡았다. 유지호와 이정인은 유은호와 함께 “우리 셋이 잘 해낼 것”이라며 평온한 일상을 보냈다.
'봄밤'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과 김은 작가가 또 한 번 손 잡은 멜로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뚜껑을 연 이 드라마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풍겼다. 올드 팝송으로 이뤄진 배경음악, 잔잔한 흐름 속 인물의 감정에 포커스를 맞춘 연출 방식, 캐릭터 설정이 비슷했다. 무엇보다 정해인을 비롯해 길해연, 주민경, 김창완, 이무생 등 배우들이 낯익었다.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과 자기 복제의 식상함을 준 건 독이었지만, 다행인 건 스토리의 결이 달랐다. 과거의 아픔을 지닌 싱글 대디와 오랜 연인을 뒤로하고 새로운 사랑에 빠진 여자가 부모의 반대와 주위의 시선을 이겨내고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렸다.
물론 우연히 만나 마침 지갑을 잃어버리고 알고 보니 이웃 주민이며 공교롭게도 남자친구와 새로운 남자가 함께 농구시합을 하는 첫 만남은 작위적이었다. 큰 사건보다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둬 때때로 지루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 감성 만큼은 디테일하게 녹여냈다. 바람을 피우는 여자와 사랑을 굳게 밀어붙이는 남자, 집착하는 전 연인까지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현실에 있을 법한 이들의 내적 외적 갈등을 섬세하게 다뤘다.
주인공 정해인과 한지민이 달달한 로맨스를 연기하며 극을 이끌었다. 배우들 모두 어색함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눈에 띈 배우는 권기석을 연기한 김준한이다. 자신감과 자만에 차 있는 남자로 여자친구 이정인의 이별 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유지호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이정인에게 집착의 끝판왕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이정인을 사랑해서겠지만 내면에는 미혼부인 유지호에게 밀렸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 캐릭터인데, 김준한이 사실적으로 연기해 몰입을 도왔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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