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운의 복귀, 기성용에겐 진짜 경쟁의 시작
[엑스포츠뉴스=이동호 기자] 7일 이스트 앤드 파크에서 덤펌린 애슬래틱-셀틱의 스코티시 컵 16강 경기가 펼쳐졌다.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 열의에 찬 덤펌린은 최상의 멤버를 구축했지만, 셀틱은 며칠 전 팀에 합류한 디오망시 카마라와 에드손 브라프하이드가 경기에 출전했고, 마크 크로사스와 폴 마디스 등 평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 또한 선발로 나섰다.
셀틱은 카마라의 선취골이 나왔음에도 곧바로 6분 사이에 두 골을 내주었으나, 모르텐 라스무센과 로비 킨의 골들이 터지며 4-2로 승리하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되었다.
기성용은 상대가 디비전 원(2부 리그)의 팀이다 보니 토니 모브레이 감독의 배려차원에서 인지 경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날 경기에는 기존의 주전 미드필더 스콧 브라운이 약 3개월 만에 선발로 경기에 출전했다.
게다가 브라운은 스티브 맥마누스가 미들즈브러로 떠나며 남긴 주장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셀틱은 이번 시즌이 시작한 뒤 한동안 '에이든 맥기디-브라운-랑드리 은구에모-숀 말로니'이 네 명의 미드필더로 경기를 치러왔다. 그러나 브라운과 말로니가 11월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후 맥기디를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 포워드로 올리고 정즈-은구에모-크로사스로 중원을 구성했다.
기성용이 셀틱에 합류한 후에는 '정즈-기성용-은구에모' 이 세 명의 조합이 어느 정도 가동되는 듯했다. 그런데 브라운이 지난 킬마녹과의 리그 경기에 모습을 비추며 미드필더 진의 선수 변화가 어느 정도 예상되었다.
이번 덤펌린전에서 브라운은 은구에모, 크로사스와 함께 셀틱의 중앙 미드필더진을 구축했다. 브라운은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해서인지 셀틱이 드리블로 앞으로 나아가다 불을 빼앗겨 위기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반 종료 직전 라스무센의 동점골이 브라운의 발끝에서 만들어지면서 셀틱과 함께 그도 안정감을 찾아갔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인 브라운은 은구에모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장을 폭넓게 뛰어다님에도 중앙 미드필더인 자신 또한 뛰어난 활동량을 보여주며 공격, 수비 지역을 넘나들었다.
셀틱에 합류한 뒤 자신의 수비적인 측면을 더 향상시키며 2선에서 플레이를 함에도 셀틱의 여러 골에 관여하는 브라운은 중원에서 벌어지는 미드필더진의 볼다툼을 즐기고, 소유한 볼을 잘 관수하여 공격진에게 연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모브레이 감독 또한 브라운이 돌아오자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브라운과 은구에모가 제 역할을 그나마 한데 비해, 크로사스는 이전과 같이 뾰족이 드러난 모습이 없었고, 결국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킨과 교체되었다. 셀틱이 덤펌린에 역전을 한 후에는 정즈가 투입되어 브라운, 은구에모와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하였다.
모브레이 감독의 포메이션을 보면 꾸준히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고, 공격적인 측면을 강화할 때 중앙 미드필더를 한 명 빼고 윙어를 넣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기성용은 브라운이 돌아옴에 따라 주전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봤을 때 기성용보다는 브라운과 은구에모가 경쟁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경기에 나설 때면 기성용은 정즈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성용의 공격전개 및 전진패스만큼은 셀틱 선수들 중 뛰어난 편이기에 앞으로 주어질 출장 기회에서 포지션 경쟁 상대들보다 더 뚜렷한 무언가를 보여준다면 충분히 셀틱의 '키(ki)'맨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사진=기성용ⓒ엑스포츠뉴스 김경주 기자]
이동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