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고구마 전개만 이어가다 막판에 사이다 한모금을 주는 여타 드라마와 달랐다. 을들의 역습을 1일 1사이다로 통쾌하게 그렸다.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둔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이야기다.
타이틀롤을 맡은 김동욱은 “16부작을 찍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다양한 장르를 보여줘 아주 흥미로웠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김동욱은 철밥통을 목표로 삼았지만 오지랖을 버리지 못한 공무원 조진갑(김동욱)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악덕 갑질을 시원하게 응징하는 내용으로 재미를 줬다.
“근로감독관 연기를 할 때 특별히 누군가를 참고하진 않았어요. 다만 조진갑이 하는 재밌는 제스처나 진지하다가 분위기를 쇄신하는 행동 등은 주현 선생님에게서 아이디어를 가져 왔어요. 구대길(오대환)을 때리면서 ‘뚜껑 열리게 하지 말라니까'라고 할 때 선생님의 모습에서 과장해 표현했죠. 일부러 웃기게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귀엽게 장난친다는 느낌은 아니었으면 했어요. 주현 선생님의 남성적이고 멋있는 것을 가져오려 했죠.”
유도선수 출신 공무원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 10kg을 증량했다. 이런 열정을 앞세워 안정적인 직장에서 몸을 사리는 복지부동 6년 차 공무원부터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캐릭터까지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비록 판타지일지언정 '현실 히어로'로서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희열을 느꼈어요. 물론 연기지만 저도 히어로물을 좋아하거든요. 해피엔딩도 좋아해요. 이런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살면서 내 일을 자기 일보다 더 나서서 해결해주는 사람을 과연 몇 명이나 만날까 생각했어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진 인물이지만 마냥 판타지가 아니길 바라고 있어요.”
그는 최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김경남, 김시은, 유수빈과 함께한 V라이브에서 '커피프린스 1호점'을 인생 드라마로 꼽았다. 그러면서 "‘조장풍’이 끝나면 인생 드라마가 바뀌지 않을까"라며 여지를 남겼다.
“인생작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이 작품이 끝나고 이후의 행보가 어떻게 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요. 인생작이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만큼 행복하게 촬영한 작품이라면 ‘조장풍’이 될 수도 있고 ‘커피프린스 1호점’이 될 수도 있는데 배우로서 터닝포인트나 삶에 변화가 생기거나 삶이 달라질만한 작품이냐고 묻는다면 ‘조장풍’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죠. 이후 행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몇 년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조장풍’은 끝난지 얼마 안 돼서. 현재로서는 드라마 중에는 ‘커피프린스 1호점’, 영화는 ‘국가대표’가 인생작이에요.”
월화극 꼴찌로 출발해 1위로 종영한 이 드라마의 인기에는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도 한몫했다. 김동욱은 주연이자 또래 중 맏형으로서 배우들을 잘 이끌었다. 정작 본인은 “현장의 리더라면 감독님”이라며 공을 돌렸다.
“감독님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어요. 덕분에 배우, 스태프가 가진 것의 베스트가 만들어졌죠. 배우들도 서로 믿어주면서 연기했어요. 저는 서로 마주치고 연기하는 그 순간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사람과 연기하는 순간이 불편하지 않아야 훨씬 많은 것들을 찾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밥도 같이 먹고 얘기도 나누고 친해지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김경남, 류덕환, 박세영, 이상이, 차정원, 설인아 등도 다양한 군상을 그려내며 재미와 공감을 안겼다. 갑을기획 천덕구로 나온 김경남과는 특히 베스트커플상도 노려볼 만큼 브로맨스를 형성했다.
“배우들의 케미가 좋다는 반응을 들을 때 기분이 제일 좋아요. 애드리브는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아이디어를 찾으려 했어요. 오대환 형과 뮤지컬도 같이 하고 학교도 같이 다녔거든요. 리허설을 하면서 재밌는 것들을 같이 찾아봤죠. 김경남이란 친구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지만 연기도 잘하고 굉장히 인간적이고 진솔하고 진지하더라고요. 전체 리딩하는 날 정말 연기를 잘하는 친구라는 걸 느꼈어요. 아주 든든한 동료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죠.”
로맨스물은 아니었지만 상대역 박세영과도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10년 전 이혼한 전 부부에서 다시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는 관계로 나왔다. 마지막회에서 키스를 하며 풋풋한 러브라인을 그렸다.
“기사들을 많이 보는데 조진갑과 천덕구(김경남 분)가 엮이더니 나중에는 구대길과 엮이고 (이)원종(하지만 역) 선배와도 엮였어요. 누구라도 좋아요. (남자 배우들과 엮여) 세영 씨에게는 미안하죠. 워낙 낯을 가리는 친구고 분량 자체가 그렇게 저와 많이 마주치지 않았어요. 아직도 (저를) 선배님이라고 불러요. 이제 친하게 호칭을 부르자 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선배님이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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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