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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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송강호 "늘 고민하고 있는 배우로 보일 수 있었으면"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6.16 07:30 / 기사수정 2019.06.16 08:4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송강호가 주연작 '기생충'(감독 봉준호)을 통해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5월 30일 개봉한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 5월 25일 폐막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30일 국내 개봉 이후에도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 속 송강호의 호연은 칸국제영화제의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손꼽힐 만큼 강렬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도 인터뷰를 통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의 발언을 전하며 송강호가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송강호는 "저도 그 얘기를 그날 바로 들었었죠.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 상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우리 모두가 받는 것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죠. 제 개인의 상보다는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기생충'이 자신에게 남길 남다른 의미도 얘기했다.

"앞으로도 계속 의미 있는 작업들을 하겠지만, 세월이 지나도 '기생충'이 가지는 뜻은 퇴색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건방진 얘기가 아니라 현 시점에서 가지는 배우로서, 또는 한국 영화의 어떤 중요한 지점에서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퇴색되지 않을 중요한 업적이 아닐까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중심에는 봉준호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을 '영화적 동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송강호는 "제가 제 입으로 '봉준호 감독은 저와 가장 잘 맞고, 다른 감독들과는 안 맞아'라고 얘기하기는 그렇지만, 역사가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요"라며 웃었다.

"제 입으로 어떻게 직접 얘기하는 것보다는, 봉준호 감독과 저의 어떤 지나온 20년의 시간을 보면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는 봉준호 감독님의 기술적인 면도 존중하지만, 그보다 더 존중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술가로서 가진 기본적인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태도, 이런 부분들이 저보다 후배이고 나이가 두 살이나 어리지만 제가 한참 우러러보게 만들게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작업이라는 것 외에도, '기생충'의 기택을 연기하며 느꼈던 자유로움도 그 동안의 작품들을 마쳤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부분이었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에게도 '이제 살 것 같다'고 얘기했었죠"라고 웃었다.

"봉준호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으니, 어떻게 연기를 해도 다 받아줄 것 같고, 조율이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봉준호 감독에게도 얘기했지만, 배우들이 누구 하나 소외된 캐릭터 없이 자기 몫이 다 있었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것이 행복했고, 앙상블을 맞추러 가는 재미도 있었죠. 다른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전 작품들이 갖고 있던 시대의 무게감이나 진중함, 이런 것들이 주연 배우에게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서 봉준호 감독이 있어서 든든했던 것이고요.(웃음)"

1991년 연극 '동승'으로 데뷔 이후 꾸준한 영화 활동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송강호는 "주위의 많은 분들이 격려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 스스로는 어떤 틀에 갇히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거든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럼에도 지금 저의 위치가 아무래도 후배들이 많이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자리이기도 하잖아요. 당연히 어떨 때는 흔히 얘기하는 흥행에도 실패할 수 있고, 또 연속으로 잘 될 수도 있겠죠. 어떤 작품을 할 때 무조건 관객 수가 몇 백 만이 넘어야 하는 그런 선배의 모습보다는, 후배들이나 주변의 팬 분들이 저를 봤을 때 예술가로서도 늘 고민하고 각성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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