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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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이전, 기업구단의 태생적 한계

기사입력 2006.02.03 09:36 / 기사수정 2006.02.03 09:36

김성진 기자


SK 축구단의 연고지 이전과 관련한 성명서 ⓒ skfc.com

2004년 안양LG(현 FC 서울)의 서울 연고 이전 이후 2년만에 또다시 연고 이전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1982년 창단되어 K리그 최초의 프로팀 그리고 K리그 최초의 서포터를 보유한 부천SK가 제주로 연고를 이전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고 이전은 앞서 있던 서울과 성남 일화의 연고 이전과 달리 연고 이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비공개로 진행하여 축구팬들은 더욱 놀라게했다.

K리그의 연고지 이전은 현재의 지역 연고가 정착된 1996년 서울을 공동 연고로 사용하던 일화, LG, 유공이 각각 천안, 안양, 부천으로 이전하면서 시작되었다고 보는게 옳을 것이다. 물론 그전에도 연고지 이전은 있어왔지만 당시의 K리그는 제대로된 지역 연고도 이루어지지 못한채 지방 소도시들을 순회하며 경기를 치루곤 했다. 그리고 10년뒤 이들 세팀은 각각 성남, 서울 그리고 제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그렇다면 연고지 이전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여러 상황에 의해 연고지 이전을 결정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구단으로서 상업적인 계산이 작용했다고 할 것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현 구조상 어느정도의 적자가 보전되지 않는한 팀을 운영하는 기업 입장에선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새로운 지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유혹을 느낄 것이다.

또한 팀의 소유가 지자체나 시민이 아닌 모기업의 소유로 되어 있기에 오너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팀의 연고지를 이전할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프로농구의 잦은 연고지 이전 또한 이러한 이유의 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잦은 연고지 이전은 결국 리그의 틀을 흔들게 된다. 특히 어느 프로스포츠보다 연고 지역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축구의 특성을 볼 때 연고지 이전은 결국 축구팬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고 리그는 쇠퇴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팀의 주인은 모기업의 오너이기에 팀은 오너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연고지역의 호응이 미덥지근하다고 연고 이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팬들에게 최상의 경기를 펼쳐야 하는 프로스포츠의 기본을 망각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선례를 남겼기에 앞으로도 기업구단들의 연고지 이전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팀을 잃은 팬들은 격분할 것이고 이전한 지역은 팀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결국 발전없이 퇴보만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선 현재의 1개 기업 주도로 운영되는 형태가 아닌 지자체와 시민들이 주도하는 시민구단이나 연고 지역의 여러 기업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여 연고지에 뿌리 내리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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