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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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풍' 이상이 "쓰레기란 악플까지, 만족한 악역이죠"[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5.29 07:56 / 기사수정 2019.05.29 12:0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억울하고 원통한 ‘을’들을 위로한 통쾌한 드라마였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조진갑(김동욱 분)이 갑질 악덕 사업주들을 응징하며 1일 1사이다를 선사해 인기를 끌었다. 어제(28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이야기다.

결말은 권선징악이다. 조진갑 무리는 양인태(전국환) 처단에 성공했다. 양태수(이상이)는 최서라(송옥숙)와 함께 선강의 실소유주가 양인태라고 증언했다. 자고로 고구마 한 움큼을 먹은 뒤에야 사이다가 더 시원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조진갑의 대척점에 서 있던 악역 양태수(이상이)가 아니었다면 통쾌함도 반감됐을 터다.

“천덕구(김경남), 김선우(김민규), 우도하(류덕환) 그리고 저 넷이 고등학교 동창인데 저만 덕구와 고말숙(설인아)의 결혼식장에 못 갔어요. 태수는 나쁜 짓을 많이 했으니 벌을 받아야죠. 벌을 받을 사람들은 다 받았어요.” (웃음)

이상이가 맡은 양태수는 철부지 재벌3세 갑질의 아이콘이자 자기애(愛)로 똘똘 뭉친 명성그룹 외동아들이다. 조진갑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처음에는 양태수를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주위에 그런 친구들이 전혀 없기 때문에 연기할 때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없었어요. 대신 뉴스나 기사를 많이 봤어요. 요즘 화두된 갑질 문제를 다 합친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사건사고 기사는 많은데 직접 진술한 내용은 적더라고요. 그나마 욕설하거나 기사를 폭행하는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들이 있어 참고했어요. 양태수는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인물이에요. 사람이라면 느끼는 감정을 못 느끼고 재미를 위해 악행을 벌여요. 저 역시 연기할 때 감정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사이코패스에 대한 외국 다큐멘터리도 많이 봤고요.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악행을 저지르며 재미를 느끼는 점들이 비슷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죠” 

탄탄한 연기력에 세심한 준비를 더해 실감 나는 갑질 연기를 완성했다. 덕분에 악플도 많았다. 처음에는 속상했지만 이후에는 욕을 보면서 만족할 수 있었단다.

“다른 작품에서는 반응을 보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반응을 찾아봤어요. 고구마와 사이다, 악당과 정의의 대립구도가 확실히 보여야 하는 작품이어서 댓글을 지켜봤죠. 신랄한 욕들이 많더라고요. ‘쓰레기’, ‘재수 없어 못 보겠다’ 같은 댓글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속상할 법도 한데 양태수로서 악역을 나쁘지 않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악이 악다워야 조진갑 선생님의 활약도 돋보이는 거니까요. 욕을 보며 만족을 조금 했어요. 모니터할 때 아쉬운 점도 보였지만 만족한 악역을 그린 것 같아요.”

이상이는 2014년 뮤지컬 ‘그리스’의 스윙 배우로 데뷔해 ‘베어더뮤지컬’, ‘무한동력’, ‘쓰릴미’,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미친키스’, 레드북‘ 등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했다. 이어 ‘맨홀’, ‘슬기로운 감빵생활’, ‘의문의 일승’, ‘슈츠’, ‘신의 퀴즈:리부트’, ‘제3의 매력’, ‘투제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악역과 선역을 오가며 드라마에서도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악역이라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뮤지컬에서는 차분하고 순하거나 상처받는 입장의 역할이 많았어요. ‘베어더뮤지컬’이나 ‘무한동력’ 등에서 취준생, 짝사랑한 역할을 맡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어요 뮤지컬 할 때는 ‘내가 선하게 생겼구나, 훈훈한 이미지구나’ 했는데 매체 연기를 할 때는 내 안에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임팩트를 남긴 악역을 맡은 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처음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는 오병장이라는 뚜렷한 악역을 맡았어요. 흔히 뉴스나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국회의원 아들인데 양태수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신의 퀴즈:리부트’에서는 에피소드의 악역을 맡았죠. 악역은 나쁜 짓을 저지르는 건데 ‘신의 퀴즈’ 속 재승은 어머니의 복수를 하려 한 거라 조금은 납득 가는 캐릭터였어요. 양태수와 차별점이 있죠. 양태수는 재벌 집안의 외동아들로서 어릴 때부터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는지 못 배우고 인간 존중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이유 없이 폭행하는 등 나쁜 짓을 많이 한 캐릭터예요. 역할에 맞게 비열해 보이고 강해 보이려고 살도 더 빼고 날렵하게 변화를 줬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좋은사람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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