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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의뢰인' 유선 "아동 학대 예방, 영화 통해 목소리 낼 수 있었으면"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25 10:30 / 기사수정 2019.05.25 10:02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유선이 영화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을 통해 느낀 사명감 언급과 함께 아동 학대 예방을 강조했다.

22일 개봉해 상영 중인 '어린 의뢰인'은 오직 출세만을 바라던 변호사가 7살 친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한 10살 소녀를 만나 마주하게 된 진실을 다룬 작품. 유선은 두 얼굴이자 진실을 숨기고 있는 다빈(최명빈 분)과 민준(이주원) 남매의 엄마 지숙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2013년 경북 칠곡군에서 발생했던 '칠곡 아동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전한다.

유선은 '어린 의뢰인'에 출연을 결정했던 이유를 전하며 "이렇게 아동 학대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 영화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안정감 있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나야 정서와 성품이 긍정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저 역시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험하고 있잖아요. 그러지 못한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나 안타까워요. 제가 아동학대 예방 홍보대사를 했던 것도 그런 마음이 있어서였기도 했고요"라고 얘기했다.


장규성 감독을 만났을 때도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강조했다. 유선은 "감독님을 만났을 때 '제가 이 역할을 연기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대중에게 문제의식을 심어주고 변화를 이끌어주고 싶은 마음인 것이니까, 우리 모두가 사명감을 갖고 정말 잘 만들어보자'고 얘기했었어요. 감독님도 아이 셋이 있는 부모고, 저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렇게 같이 의식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반갑고 고마운 일이었죠"라고 말을 이었다.

서늘하고 날선 유선의 실감나는 연기가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유선은 "작품을 결정할 때 '내가 이 역할을 하면 어떻게 그림이 그려지겠구나'라는 것이 너무 확연하게 보이는 역할보다, 바로 상상되지 않는 역할에 사실 더 흥미를 느끼거든요. 제 이미지와 확연히 매칭이 되지 않는 역할에 오히려 도전 의식이 생기는 편이에요. 지숙 역할도 너무나 거리가 먼 캐릭터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이죠. 영화가 갖고 있는 목적에 큰 비중을 두고 결정했고, 그 이후부터는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처음 감독이 전했던 입장은 지숙이 이해가 되는 여지조차 주고 싶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이었다.

유선의 생각은 좀 달랐다. 유선은 "제 입장에서는 막연하게 '악인이야'라고만 생각하고 연기를 할 수는 없었어요"라면서 "그래서 시나리오에 나와 있던 분노조절 장애를 갖고 있고, 보험사기를 일으키고 감옥에도 갔다 왔던 과거와 엄마의 역할에 대해 기능적으로만 생각하는 그런 지숙의 모습을 생각하며 어떻게 보면 부모의 사랑으로 자라나지 못한, 굉장히 안쓰럽고 불쌍한 인간이지만 이조차도 우리가 만들어낸 하나의 인간상이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하게 됐죠"라고 전했다.


이어 "단순히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힘든 것보다, 제가 이 역할을 돌을 던지고 싶을 만큼 정말 악덕하게 연기해야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더 상기시킬 수 있는 것이잖아요. 영화 안에서 짊어지고 가야 할 역할의 책임감에 대해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영화의 주제가 관객에게 잘 전달되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실은 더 컸죠"라고 털어놓았다.

캐릭터의 성격이 실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애쓰지만, '어린 의뢰인'은 심적으로도 마음에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고 전한 유선은 "슬픔의 감정을 많이 쓰면 저도 모르게 다운이 되고, 밝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또 그 에너지를 쓰니까 정서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다행히 집에 오면 힐링이 되는 아이가 있고, 그 당시 제가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가족이 있었다는 것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유선은 "'이제 이 이야기를 영화로도 할 수 있게 됐구나' 싶었어요. '정말 잘 만들어져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죠"라며 영화를 향한 관심을 함께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이스트드림시노펙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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