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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엄마' 김경란 "술주정에 욕까지 쾌감, 최불암 격려해줘"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5.15 11:00 / 기사수정 2019.05.15 14:2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오른 김경란의 모습이 새롭다.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깨고 코믹과 진지를 오가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김경란은 현재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 중인 ‘사랑해 엄마’에 출연하고 있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궁핍한 생활 속에 하나뿐인 아들 철동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김경란은 철동을 한결같이 좋아한 여자 친구 선영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지인들이 보러 온다고 했어요. 공연 평이 좋다며 기대하더라고요. 입소문이 좋은 극이에요. 다들 ‘슬퍼봤자 얼마나 슬프겠어’ 하는데 공연을 본 뒤에는 휴지를 챙겨 오길 잘했다는 얘기를 해요. ‘사랑해 엄마’를 선택한 이유가 감동 때문이었거든요. 그런 감동이 잘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김경란은 2015년 ‘시유 어겐’에 이어 이번 ‘사랑해 엄마’로 무대에서의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주인공인 엄마 역할을 맡은 조혜련과의 인연으로 출연이 성사됐다. 조혜련이 잘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준 덕분에 선영 캐릭터를 맡게 됐단다. 

“조혜련 언니와는 MBN ‘신세계’에서 만났어요. 제가 MC를 맡았을 때 같이 밥 먹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분이 생겼어요. 다른 배우들은 혜련 선배님이라고 부르는데 전 언니라고 부르는 특권을 누리고 있어요. (웃음) 혜련 언니와 연출님을 같이 만났는데 대본이 너무 좋고 같이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무슨 역할을 해야 하나 싶었어요. 철동의 엄마는 아니고 나이로는 철동의 이모와 시장 할머니 1인 2역인데 강렬한 감초 역할이라 어림도 없을 것 같았어요. 선영 역할은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혜련 언니가 용기를 줬어요. 우리가 자매로 나오면 믿겠냐고, 선영이 의사 역할이라 어울린다며 장난처럼 얘기해줘 용기를 얻었어요.” 

김경란이 맡은 선영은 철동을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고 성인이 된 뒤에 다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 성인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다. 

“유치원생이었다가 걸 크러시 한 고등학생이 되고 의사가 돼 울었다가 애엄마도 되고요. 철동이 앞에서 내숭 떨었다가 술 마시고 난동 부렸다가 넘어졌다가 의사로서 철동의 엄마를 만나요. 장면마다 옷이 바뀌어요. 고등학생일 때는 머리도 야자수처럼 묶고 치마 속에 체육복도 입고 핀도 꽂고 술병도 들어야 해요. 제가 말도 행동도 좀 느려요. 옷을 갈아입을 때도 시간이 필요하고 정리하고 나가는 것도 꼴찌예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다음 신을 잊고 건너뛰는 실수를 한 적도 있어요.” 

선영의 면면은 실제의 김경란과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극 중 선영은 철동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다. 거친 표현은 물론 술주정까지 한다. 그는 “내가 안 해봤던 것들이어서 쾌감이 느껴지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인생에서 소주병에 빨대를 꽂고 마셔본 적도 없고 욕을 해본 적도 없어요. 포장마차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주정한 적도 없어요. 남자에게 먼저 고백한 적도 없고요. 선영은 ‘키스해봤나. 나와 해볼래’라고 솔직하게 얘기하잖아요.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쾌감이 있어요. 욕을 해본 적도 없어서 후련하기도 해요.” (웃음)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교감할 수 있는 소극장 무대여서 가슴이 뛴다며 즐거워했다. 

"관객으로서 소극장 무대를 사랑했고 흥미로웠어요. 날것 그대로를 만나는 느낌이에요. 일식당에서 정갈하게 담긴 음식을 먹는 게 아닌 수산시장에서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면서 회를 먹는 느낌이랄까. 예전부터 동경했던 소극장 무대에 서게 돼 신기하고 설레고 즐거워요.” 

김경란이 ‘시유 어겐’ 무대에 오를 때 예술 감독이던 배우 최불암도 김경란을 응원하러 극장을 찾았다. 과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활동을 함께 하면서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다. 

“최불암 선생님이 첫날 첫 공연에 와주셨어요. 첫날 말고 다음 공연에 오시면 안 되냐 했는데 첫 공연은 실수가 용서되는 시간이라고,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해주셨죠. 유치원생 연기를 할 때 최불암 선생님이 앉아 있으면 부끄러워야 하는데 오히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연기했어요. 공연을 다 본 뒤 모든 배우들에게 너무 애쓰고 수고 많았다고 격려의 이야기를 건네주셨어요. 아내인 김민자 선생님도 다른 날 와서 너무 잘 봤다고 얘기해주셨고요. 최불암 선생님의 딸이 저와 동갑이에요. 그래서 더 각별하게 챙겨주세요. 너무 감사하죠. 제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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