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19 03:20 / 기사수정 2010.01.19 03:20
승리는 언제나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러한 분위기를 계속 해서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일단 분위기 반전을 이룬 만큼 기회를 계속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새해 첫 A매치 승리를 거두며, 남아공에서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대표팀은 18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오범석(울산), 이정수(가시마)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두며 4경기 연속 무승 사슬을 끊었다.
이날 대표팀은 남아공에서 보여줬던 무거운 모습과 달리 한결 나아진 전력을 보여주며 분위기 전환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물론 100%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선수들 간의 조직력이 남아공 전지훈련 때보다 깔끔해져 가능성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간결한 볼터치나 침투 패스, 과감한 슈팅도 이전 경기보다 눈에 띄게 늘었던 것도 고무적이었다.
특히, 전반 38분 김보경 대신 김두현이 투입된 뒤 전술적인 변화가 이뤄지면서 분위기 상승 효과를 일으켰던 것은 분명한 성과였다. 그에 맞게 측면 공격이 더 활발해지고, 결국 상승세 분위기를 득점까지 연결시켜 분위기를 주도해 나갈 수 있었다. 선수들의 전체적인 플레이는 안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쳤으며 전술적인 운영 면에서도 최근 경기 가운데 가장 좋았다.
상대가 아무리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라 해도 유럽팀을 상대로 자신감을 찾은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성과였다. 유럽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은 지난 2007년 2월, 그리스와의 평가전 이후 거의 3년 만의 일이었다. '가상 그리스'를 상대로 국내파 선수들이 힘을 얻게 되면서 앞으로 열릴 라트비아와의 평가전, 동아시아컵 대회에서도 더욱 자신있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정무호의 이같은 분위기 반전은 마치 2002년 3월에 가졌던 히딩크호의 스페인 전지 훈련을 연상케 한다. 공교롭게 당시 분위기 반전을 이뤘던 평가전이 핀란드와의 경기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전까지 7경기 연속 무승 행진(3무 4패)을 달리며 졸전을 거듭했던 히딩크호는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황선홍의 2골로 2-0 완승을 거둔 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 승승장구를 거듭한 바 있다. 겨우내 북중미, 남미 대륙을 거치면서 가진 체력 훈련이 성과를 거두면서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8년이 지난 2010년, 허정무호 역시 스페인 전지 훈련에 가진 핀란드와의 평가전에서 똑같이 2-0 완승을 거두며 이전의 무거운 분위기를 가라앉히는데 일단 성공했다. 상승세 분위기를 이어 라트비아전에서도 한결 나아진 경기력으로 남아공월드컵 본선 전망을 밝게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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