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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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 명승부] ① 쇼트트랙, 날 들이밀기의 신화

기사입력 2010.01.21 07:33 / 기사수정 2010.01.21 07:33

[엑스포츠뉴스=원민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한 달 안으로 다가온 가운데 감동적인 드라마가 펼쳐질 밴쿠버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스키점프 등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톱10 진입 또는 그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통적인 효자종목 쇼트트랙의 성적이 관건이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하여 획득한 메달 대부분이 쇼트트랙에서 나온 메달이니 그 중요성은 당연하다. 언제나 좋은 성적으로 우리를 울고 웃게 한 쇼트트랙. 그 잊을 수 없는 명승부를 추억해 보자.

[명승부 ①] 날 들이밀기의 신화

 1990년대 중. 후반 여자 쇼트트랙을 휩쓸었던 한국의 전이경과 중국의 양양A.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가 정점에 이르렀던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경기의 승부처는 바로 날 들이밀기였다.
 
 한국의 전이경과 원혜경, 중국의 양양 A와 양양 S가 결승에 오르면서 팽팽한 싸움이 예상되었다. 양국을 대표하는 에이스들답게 경기는 숨 막히게 진행되었고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했다. 경기가 막바지로 가면서 중국 선수들이 나란히 앞서고 그 뒤를 한국 선수들이 따르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 선수들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전이경이 순식간에 양양 A와 양양 S 사이로 진입했고 날 들이밀기로 양양 A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전이경이 날 들이밀기를 하는 과정에서 양양 A를 밀쳤다고 항의했지만, 오히려 양양 A가 실격판정을 받았다. 양양 A의 실격은 전이경의 날 들이밀기가 있기 전 상황에서 비롯된다. 전이경이 양양 A와 양양 S 사이로 파고들었을 때 양양 A가 이를 무리하게 저지했기 때문이다.

전이경은 날 들이밀기 탓에 몸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멋진 세리머니 대신 엉덩방아를 찧는 모습이었지만, 그보다 멋진 세레모니가 있으랴. 2009년 10월 MBC 스포츠 매거진에서 전이경은 당시를 떠올리며 "폼이 좀 그랬죠?" 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전이경의 막판 뒤집기를 성공시킨 날 들이밀기는 1992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김기훈이 결승선 직전에 스케이트 날을 뻗어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시작되었다. 스케이트 날과 함께 몸도 앞으로 내밀었던 김기훈의 날 들이밀기와 달리 전이경은 몸은 뒤에 두고 스케이트 날만 앞으로 내미는 날 들이밀기였다.

전이경과 함께 김동성도 날 들이밀기로 중국의 리자준을 제치고 금메달을 사냥에 성공하면서 1998년 이후 모든 쇼트트랙 선수들이 결승선 직전에 스케이트 날을 앞으로 쭉 내밀게 되었다.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이라는 같은 대회에서 두 번이나 날 들이밀기로 금메달과 멀어진 중국은 김동성의 스케이트 날이 들린 상태로 결승선을 들어왔다는 것을 문제 삼아 국제빙상연맹에 제소하기도 했다. 당시 규정으로는 실격 사유가 되지 않아 결과에 번복은 없었지만,  결승선 통과 시 스케이트 날이 들리면 실격된다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 당시 전이경 선수는 이제 체육계 인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해설위원으로 만날 수 있다. 

 



원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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